의학·과학 과학

초실감 메타버스용 홀로그램 소재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4 13:27

수정 2022.09.14 13:27

화학연구원, 광역학 메커니즘 이용해 개발
車·문화·교육·의료·군사·보안 등에 응용 가능
한국화학연구원 가재원 박사팀과 경북대 김학린 교수팀이 개발한 조성물로 제작한 홀로그램 기록 필름.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가재원 박사팀과 경북대 김학린 교수팀이 개발한 조성물로 제작한 홀로그램 기록 필름. 화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화학연구원 가재원 박사팀과 경북대 김학린 교수팀이 실감형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신개념 홀로그램 기록소재를 개발했다.

가재원 박사는 14일 "이 소재는 기존 소재로 구현하기 힘들었던 자동차용 홀로그래픽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나 확장현실 스마트 글라스 등의 응용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은 싸이월드란 이름으로 경험했었고, 최근에는 제페토, 게더타운 등으로 친숙한 용어가 됐다. 하지만 현재의 메타버스는 주로 2차원 캐릭터로, 현실감이 떨어진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은 극강의 현실감과 몰입감을 주기 위해 '확장현실(XR)'용 스마트 디바이스를 개발중이다. XR의 핵심은 '홀로그램' 기술로 빛의 색과 명암만을 기록한 사진과 달리 홀로그램을 활용하면 실감나는 입체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홀로그램 기록'을 위한 기존의 은염 소재는 필름카메라의 사진 인화 작업과 같은 습식공정이 필수적이므로 대량 제작이 쉽지 않다. 또한 포토폴리머 소재는 이 문제를 극복했지만 극소수의 미국, 독일 등 외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때문에 홀로그램 기록과정에서 반드시 광반응성 화합물의 확산과정이 수반돼야 해서 다양한 응용분야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화학연구원 연구진이 광에 민감한 물질을 다루는 실험실인 옐로우룸에서 개발한 홀로그램 기록 조성물로 필름을 제작하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화학연구원 연구진이 광에 민감한 물질을 다루는 실험실인 옐로우룸에서 개발한 홀로그램 기록 조성물로 필름을 제작하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광반응성 화합물의 확산 과정이 수반되지 않는 간단한 조성의 광역학 메커니즘 적용 홀로그램 기록용 소재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홀로그램 기록소재들의 단점들을 보완했다.

홀로그램은 조성물을 필름화해 홀로그래픽 광학부품으로 '기록'하는 과정을 거친다. 연구진은 광민감성 물질과 수용체, 고분자 매트릭스 성분으로 새로운 조성물을 만들었다. 광민감성 물질은 적색, 녹색, 청색 등 특정 파장의 레이저 빛에 반응하고, 수용체는 빛의 투과도나 굴절율을 바꾼다. 또 고분자 매트릭스는 이 둘이 고르게 분포된 필름을 만든다.

개발한 조성물의 '광민감제'는 레이저를 쏘면 반응성이 매우 큰 활성산소종을 만들어 주변의 '수용체'와 빠르게 반응해 '수용체'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레이저를 맞지 않은 부분과 차이가 발생한다. 이 원리로 필름에 홀로그램을 기록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개발한 조성물 필름에 홀로그램을 기록하면, 매우 얇으면서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홀로그래픽 광학부품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이는 반응물질의 확산 과정이 불필요해 손쉽게 홀로그래픽 광학부품용 소재로 응용 가능하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포토닉스 리서치(Advanced Photonics Research)'의 8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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