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1일IT템]심장에 붙인 전자패치가 부정맥을 바로 치료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5 06:30

수정 2022.09.15 06:30

IBS 나노의학 연구단, 심장부착형 전자패치 개발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이상 발견땐 즉시 치료해
토끼 심장 표면에 붙여 10주간 실험… 효과 증명
기초과학연구원(IBS) 박장웅 박사팀이 개발한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를 부정맥 실험용 토끼의 심장에 붙이고 있다. 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박장웅 박사팀이 개발한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를 부정맥 실험용 토끼의 심장에 붙이고 있다. IBS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초과학연구원(IBS) 박장웅 박사팀이 심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비정상적 박동 발견땐 즉시 치료하는 전자패치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부정맥 실험용 토끼에 10주간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를 사용해 성능과 효과를 증명했다.

박장웅 박사는 "이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 기술은 기존 이식형 제세동기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해 심장 질환 진단과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임상실험으로 상용화해 실제 부정맥 환자들에게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질환 사망자중 심장 문제가 1위
15일 IBS에 따르면, 심장 질환 사망자는 암에 의한 사망자 수를 넘어 단일 질환으로 인한 사망 원인의 독보적 1위이다. 특히, 심장 질환의 경우 예기치 못한 돌연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대표적인 원인은 부정맥이다.

부정맥은 심장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못해 맥박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혹은 불규칙해지는 것을 말한다. 부정맥은 아무런 사전 증상 없이 갑자기 찾아 오는 경우가 많다. 부정맥으로 병원을 방문하면 정상적인 심장 박동으로 되돌아와 정확한 진단이 어렵기도 하다.

이 때문에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심장 활동 및 이상 유무를 감지해야 하고, 질환 발생을 감지한 즉시 처치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인공심장박동기와 삽입형 제세동기 같은 체내 삽입이 가능한 진단 및 치료장치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토끼 실험으로 성능 입증
연구진은 우선 반도체 트렌지스터로 심장이 수축·이완때 생기는 압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압력센서를 만들었다. 이는 대표적인 심장 진단 방식인 심전도를 탈피했다. 이 센서는 심장 표면에 붙일 정도로 얇고 고해상도의 센서로 심장을 실시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부정맥이 일어나면 심장에 전기 자극을 주기 위해 표면적이 넓은 나노구조의 전극을 만들어 추가했다. 여기에 센서와 전극을 심장 표면에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고정시키기 위해 젤리형태의 접착제로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를 완성했다. 즉, 하나의 패치 장치로 심장의 압력 감지와 미세 전기 자극을 동시에 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반도체 기반의 압력센서는 몸속 내부나 외부의 전기 신호에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부정맥 실험용 토끼의 심장 좌심실에 전자패치를 붙여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결과 압력센서가 측정한 압력 분포 데이터로 심장의 수축과 이완이 불규칙해진 것을 알아냈다.
이와 동시에 나노 전극이 심장에 자동으로 전기 자극을 줘 심장 박동이 정상으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또한, 홍합의 접착 능력을 모방해 개발한 하이드로젤 접착제가 전자패치를 감싸고 있어 10주 이상 안정적으로 붙어 있게 했다.


한편, IBS 나노의학연구단 박장웅 박사는 IBS 조승우 박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심장혈관외과 이삭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해 얻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15일(한국시간) 온라인 발표했다.
[1일IT템]심장에 붙인 전자패치가 부정맥을 바로 치료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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