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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반등 이끌던 외국인, 9월 들어 또 집 나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 두 달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2243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449억원 등 369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때문에 강보합으로 시작한 국내 증시는 오후에 약보합으로 돌아섰고 결국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세는 9월 들어 갑자기 시작됐다. 지난달 31일에도 약 8000억원어치를 사들였던 외국인이 변심한 것이다.

이달 1일 4248억원을 매도한 이후 이날까지 9거래일 가운데 8거래일 에 걸쳐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 기간 순매도 금액은 모두 1조6104억원에 이른다.

외국인들은 대형주와 고점을 찍었다고 평가받은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이달(14일 기준)에만 9638억원어치 팔았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9700원(8월 31일)에서 5만6800원(9월 14일)으로 4.85% 하락했다.

카카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도 9월 외국인 순매도 3위와 5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330억원과 722억원이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판 종목은 원전 수혜주인 두산에너빌리티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2446억원을 팔았다. 지난달 말 장중 2만3050원까지 올랐던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현재 1만7750원으로 후퇴했다. 고려아연도 8월 31일 68만3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9월 들어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63만원대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하게 돌아선 때문으로 분석했다. 7~8월만 해도 물가 상승이 '피크아웃(정점 통과)'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증시에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들이 언제부터 많이 들어왔는지 살펴보면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면서부터"라며 "통화정책에 대한 피벗(pivot·태세 전환)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에 돈이 풀리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월 중순까지는 글로벌 증시가 좋았다. 투자자들도 주식을 담으려는 움직임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8월 말 '잭슨홀 미팅'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잭슨홀 미팅 이후 피벗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바뀌고 외국인들의 매매 방향도 빠르게 전환됐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잭슨홀 미팅 이후 성급하게 기대감이 반영된 미국 증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급락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미국을 따라 오르기 힘든 상황이라 그나마 낙폭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2280~2450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면서 "당분간 8월 중순 고점이 벽으로 작용하겠지만 7월 저점까진 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스피 상단을 2450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9월 FOMC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가장 높은 기간이라고 경고했다.

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월 FOMC까진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11~12월 금리인상 폭이 축소돼야 외국인의 매매 방향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긴 흐름에서 보면 주가가 빠질 때 성장주를 분할 매수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며 "다만 대세적 흐름이 돌아서려면 통화정책이 바뀌거나 경기 흐름이 바뀌어야 하는데 향후 6개월 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