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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집주인 대신 갚아줬는데 못 받은 돈 8909억..72%는 다주택자 빚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0 16:20

수정 2022.09.20 16:20

"전세보증금 금액 증가는 서민 주거안정 위협..회수 강화해야"
사진은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2022.8.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사진은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2022.8.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지급한 후 집주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금액이 8909억에 달하며, 이중 70% 이상이 다주택자 부채인 것으로 드러났다. HUG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보증금 회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동구)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전세보증금 채무불이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HUG가 집주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돈 중 72%인 6398억 원이 다주택자 부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채무불이행 전세보증금은 5년 사이 무려 60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불이행 보증금은 2018년 50억원에서 2019년 386억원, 2020년 1226억원, 2021년 3569억원, 2022년은 7월까지 3059억원을 기록하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HUG는 반환보증을 신청한 임차인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전세보증금은 집주인 대신 지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HUG가 변제해준 전세보증금은 1조 6445억 원이다. 변제대상(주채무자)은 개인 4052명(1조5566억원)과 법인 169곳(879억원)이다.

이 중 회수가 완료된 금액은 7536억원(45.8%)으로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절반 이상인 8909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못 돌려받고 있는 것이다.

보증 채무불이행 금액을 주택 유형별로 보면, 전체 8909억 원 중 다세대주택 보증금 미회수금액이 6141억원(68.9%)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아파트 1461억원(16.4%), 오피스텔 925억원(10.4%), 연립주택 252억원(2.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HUG에서는 보증사고시 보증채권자에게 주택의 건설 및 환급 등을 이행하며 변제한 금액을 회수하는 관리업무를 하고 있다.
국세법에 따른 추징이나 압류와 같은 채권회수는 활용하지 않고 집행권원을 얻어 경매를 개시하고 채권을 회수하고 있다.

그러나 HUG는 추징이나 조사에서 한계가 있고 채무자가 작정하고 잠적할 경우 재산내역 확인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 서민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확보가 마땅치 않다는 게 장 의원의 지적이다.


장 의원은 "전세보증금 미반환 금액이 증가할수록 HUG의 보증 부담과 향후 보증기금 운용에서 일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서민 주거안정의 위협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보증기관과 대출기관의 공조를 통해 회수업무를 강화하는 한편 만성·고액 채무불이행 실명화 등을 통해 보다 강력한 행정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