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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덕분에 韓 이렇게 성장" 기여외교 화두 던졌다 [尹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1 02:05

수정 2022.09.21 02:39

취임 첫 유엔 기조연설
"유엔과 함께 평화 번영 위해 책임 다할 것"
팬데믹·탈탄소·디지털 격차 해소
글로벌 보건체계 강화 등 제안
대북 '담대한 구상' 언급은 없어
핵무기·인권문제 간접 메시지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미국)=김학재 기자】 "유엔의 노력 덕분에 대한민국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와 확대, 그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엔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나선 가운데 최근 얽히고설킨 국제사회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기여 외교'를 꺼내들었다.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자유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유엔을 중심으로 연대를 강화할 것을 제안하면서, 경제력과 기술력을 가진 나라들이 그렇지 못한 나라들을 도와줘야 국제적 긴장감도 완화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1953년 1인당 GDP가 67달러에서 이제 3만 달러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유엔에서의 책임있는 역할을 언급했다.

국내에서 사회적 약자 지원 확대가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이 된다고 언급하며 '약자 복지'를 부각시켰던 윤 대통령이 약자외교의 글로벌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확대가 지속 가능한 번영의 기반이 된다"며 "이와 마찬가지로 국제사회에서 어려운 나라에 대한 지원은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세계 시민의 자유와 국제사회의 번영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글로벌 감염병 대응, 탈탄소, 기후변화, 디지털 격차 문제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지원 확대를 위해 세계보건기구(WHO) 주도로 설립한 'ACT-A' 이니셔티브에 3억 달러, 개발도상국 재정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은행 금융중개기금(FIF)에 3000만 달러 지원 공약을 언급, "대한민국은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글로벌 보건 체계 강화를 위한 기여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는 11월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보건 안보 구상(GHSA) 각료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할 것임을 밝힌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글로벌 감염병 대응이란 인류 공동과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글로벌펀드에 대한 기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메시지에 대해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미국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경제적·기술적으로 여유 있는 나라들이 그렇지 못한 나라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윈윈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 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유엔을 중심으로 연대해 어려운 국가를 돕는 방식이 필요함을 제시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결론적으로 이 모든 문제가 서로 얽혀 있어 상당한 공감대가 마련되기 힘들다"며 "윤 대통령 메시지는 자유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가급적 많이 연대를 해서 이러한 얽힌 문제와 도전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결국 문제해결을 찾는 것이란 점"이라고 부연했다.

한국의 대외적인 지원 확대 의지를 내비친 윤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삼갔다.


이미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담대한 구상으로 지원 구상을 밝혔던 윤 대통령은 이번 기조연설에선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인권 문제도 언급해 북한에 간접적인 메시지를 주는 선에서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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