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국악관현악단, '충돌과 조화' 28일 공연
김성국 단장 "합주하며 우리음악 어법과 조화"
강렬하게 에너지를 쏟아낸 기타는 정반대의 서정적인 음색으로 분위기를 전환한다. 맑고 부드러운 소리의 생황과 소금이 기타 솔로에 화음을 쌓고, 바이올린과 첼로, 더블베이스가 합류한다. 소리는 충돌하고, 어우러지며 색다른 매력의 음악을 선사한다.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종합연습실. 김성국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의 지휘로 일렉트릭 기타 협주곡 '능게'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행진음악을 뜻하며 주로 태평소로 연주되는 전통음악 '능게'의 주선율을 재료로 한 곡이다. JTBC '슈퍼밴드2'에서 활약한 일렉트릭 기타리스트 황린이 협연자로 나섰다.
국악관현악에 서양의 오케스트라 편성 그리고 전자악기까지 더한 새로운 관현악단 무대가 펼쳐진다. 오는 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믹스드 오케스트라-충돌과 조화'다. 55명의 국악관현악 연주자와 35명의 서양 오케스트라 연주자 등 총 90명의 대규모 편성으로 한국적 소리를 표현한다.
이어 "우리 음악 어법 안에 서양 음악 어법이 조화를 이루고, 같이 합주하며 교감하고자 했다"며 "국악기뿐만 아니라 이 세상 존재하는 어떤 악기도 어우러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능게' 작곡도 했다. "일렉 기타가 태평소와 음악의 결, 에너지가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 가락과 만나면 이색적이고 재밌겠다고 생각했다"며 "텔레비전에서 황린 기타리스트를 보고 '저 사람이다' 싶었다.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리의 색채나 높낮이가 모두 다른 국악기와 양악기가 섞여가는 과정은 진행 중이다. 바이올린과 첼로를 중심으로 양옆엔 해금과 아쟁, 가야금과 거문고가 에워싸고 있다. 그 뒤로는 대금과 피리 등이 있고, 중앙 뒤쪽엔 호른과 트롬본, 튜바 등 관악기들이 배치됐다. 맨 끝에는 꽹과리와 장구를 비롯해 드럼, 북 등 타악기가 자리하고 있다.
김 단장은 "일례로 트롬본, 튜바 등과 가야금, 거문고 등 음량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난다. 앙상블로 균형을 맞추고 조율하는 과정은 계속되고 있다"며 "낯설면서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이다. 그게 바로 이 연주회의 묘미"라고 말했다.
향악 중 가장 오래된 곡으로 '하늘처럼 영원한 생명'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수제천(壽齊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제천 리컴포즈'와 우주처럼 거대하고 광활한 음색의 '시간의 시작: 더 코스믹 댄스(the cosmic dance)' 등도 연주한다. 두 곡은 작곡가 장석진이 작곡했다. 또 피정훈 작곡가의 '인트로덕션', 최지혜 작곡가의 '첼로 협주곡-미소', 제임스 라 작곡가의 '믹스드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시-파운드 인 라이트'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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