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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116조 날렸다…국민연금·KIC 상반기 투자 손실 '눈덩이'

국민연금·KIC 운용 수익률 /그래픽=정기현 기자
국민연금·KIC 운용 수익률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올해 상반기 날아간 국민의 돈이 116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들이 낸 보험료를 가지고 운용하는 국민연금, 국민의 세금을 재원으로 외환보유액을 구성하는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운용손실 규모다. 론스타에 우리 정부가 배상해야 할 배상액은 약 3000억원에 달한다.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 사건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론스타 측이 주장했던 46억7950만 달러(약 6조3000억원) 중 약 4.6%인 2억1650달러(약 2900억원)을 배상하도록 판정했다. 여기에 이자 약 185억원을 포함하면 3000억원대 배상 결론이다.

국민연금·KIC, 론스타 배상액만 3000억
서울 논현동 국민연금 강남사옥 로비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논현동 국민연금 강남사옥 로비의 모습. /연합뉴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민연금은 보험료 수입금을 제외하면 순손실금액이 76조7000억원까지 늘었다. 누적 수익률 -8.00%를 기록하면서다. 7월 말 금액가중 기준 누적 금융부문 수익률은 -4.73%로 알려졌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KIC의 상반기 총자산수익률은 -13.83%다. 2021년 말 전체 운용 규모 2050억달러를 고려하면 283억5000만달러를 넘는 손실을 낸 셈이다. 약 39조4000억원 규모다. 국민연금과 KIC를 합쳐 올해 상반기에만 116조원 가량 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국민연금의 자산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이 -19.58%로 가장 저조했고, 해외 주식(-12.59%), 국내 채권(-4.85%), 해외 채권(-1.16%) 등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만 7.25% 수익을 기록했다.

KIC의 자산별 수익률은 주식 -21.17%, 채권 -14.04% 등 전통투자 전체 -17.15%다. KIC 전체 운용 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약 40%, 채권은 35% 수준이다.

문제는 대체투자에 대한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면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美 긴축 후폭풍은 이제부터…장기 대응책 필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에 나서면서 신흥 시장인 한국 등 국가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장기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의 환율과 물가, 금리 등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자극 할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한국 시장 투자 비중이 여전히 높다. 달러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더 높은 금리까지 준다면 국제 금융자본이 신흥시장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진다. 국민연금의 추가 손실도 예상되는 배경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스태그플레이션 경험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지면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키도 했다.

5년째 출산율 0%대의 ‘초저출산'도 국민연금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부분이다. 미래세대의 수가 늘어나거나 소득 수준이 크게 늘어나야만 국민연금이 받을 보험료 규모가 늘어난다. 하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59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압도적 꼴찌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0.5명 수준까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2018년 제4차 재정 추계에선 국민연금은 2042년 적자를 내기 시작해 2057년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0년 자체 실시한 추계에서 2039년 적자 전환, 2055년(1990년생) 기금 고갈을 내다봤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연금 고갈 시기가 2049년까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생을 넘어 1980년생까지 받을 연금이 없다는 '연금제로설'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현재 국민연금의 자산운용 결과는 가지고 있었던 포지션에 따른 결과다. 최근 3년 간은 수익률이 괜찮다가 역사상 최대 수준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데 포지션에 대해 재검토 할 여지가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13년 간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왔는데, 현재 상황이 단기적 등락인지 국제금융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지 충분한 분석, 검토가 있어야 한다"며 "이런 상황이 몇년 간 지속되면 현재 국민연금은 체계 자체가 불가능하다. 과거 활황이 예외적인 상황 일수도 있다.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듯이 장기불황 시나리오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