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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국민은 항상 옳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2 18:19

수정 2022.09.23 13:05

[서초포럼] 국민은 항상 옳다
'슈퍼마켓의 디즈니랜드'로 불리는 스튜 레오나즈라는 유통기업이 있다. 1969년 미국 코네티컷주에 설립된 이후 유제품을 기반으로 성장한 슈퍼마켓으로, 많은 유통업 경영자들이 주목하는 기업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놀이공원인 디즈니랜드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다름 아닌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영이념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슈퍼마켓에는 두 가지 경영철학이 새겨진 비석이 상점 입구마다 세워져 있다. '규칙1: 고객은 항상 옳다' '규칙2: 만에 하나 고객이 틀렸을 경우에도 우리는 규칙1을 상기한다.'

이 철학에는 창업자 레오나드의 뼈아픈 기억이 서려 있다.
슈퍼마켓을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상품관리를 제1 경영원칙으로 삼고 있던 그에게 어느 날 한 고객이 어제 구매한 달걀이 상했다며 반품을 요구하러 온 것이다. 자사 점포에서 그런 달걀을 팔았을 리가 없다며 "고객님이 잘못 취급한 것이 틀림없습니다"라고 말하자 그 고객은 "이 달걀을 들고 12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온 내가 거짓말을 하겠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다시는 이 가게 안 온다"고 반응했다고 한다.

이 사건 이후 레오나드는 자신이 잘못했음을 뉘우치고 '고객 목소리를 따라 경영하자'라는 경영철학을 수립하게 되었다. 레오나즈는 미국 식품 소매업계에서 벤치마킹 대상이다. 1호점 오픈 이후 특이한 점포의 모습과 새로운 방식의 진열, 획기적인 동선과 매장 레이아웃, 고객을 즐겁게 하는 영업전략을 배우기 위해 많은 소매기업 관계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전 세계 소매기업 중 최고의 생산성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또한 직원의 행복을 위한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아 포천지가 선정하는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에 10년 연속 선정되었다.

경영의 세부분야 중 하나인 마케팅의 핵심 주제는 고객만족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여 이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둘째, 사람들에게 상품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셋째, 사람들이 상품을 손쉽게 획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국가 경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국정의 핵심 목표는 국민행복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국민을 위한, 국가 발전을 위한 훌륭한 장단기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국민에게 그 좋은 정책에 대해 잘 설명해주어야 한다. 다수의 국민이 납득하도록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해야 할 것이다. 셋째, 국민이 정책의 효과를 잘 수혜할 수 있도록 전달경로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최근의 낮은 지지율에 대하여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섭섭하고 억울한 마음이 없지 않을 것이다.
출범한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정부의 선한 정책 의도를 국민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혹여 우호적이지 않은 언론, 국회 환경을 탓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원래 불평하는 고객은 늘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이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항상 주의 깊게 경청하고, 진심 어린 공감을 표하며, 자존심을 충족시켜준다는 자세로 고객만족을 성취해야만 한다.

■약력 △64세 △서울대학교 경영학 학사 △서울대학교 경영학 석사△코네티컷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한국국제경영학회 제28대 회장 △한국마케팅학회 부회장 △국무조정실 자체평가위원회 위원 △일본 국제대학 경영대학원 조교수

문병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box5097@fnnews.com 김충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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