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48초 조우'에 실망
한일 관계 복원 첫발 떼 위안
한일 관계 복원 첫발 떼 위안
무엇보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48초 조우'는 실망스럽다.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핵 선제공격을 법제화한 북한에 대한 공조와 양국 간 경제현안을 심도 있게 조율할 것이란 관측과는 한참 동떨어진 결과여서다.
그나마 윤 대통령이 유엔총회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으니 다행이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세계시민이나 국가가 자유를 위협받을 때 국제사회가 연대해 자유를 지켜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는 '신냉전' 구도로 짜인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이 자유진영과의 '가치동맹'을 지향하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윤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도 주목할 만하다. 양국이 "관계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니 성공을 향한 첫발은 뗀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를 찾아간 점을 가리켜 "굴종외교" 운운하지만, 툭하면 대일 죽창가를 부르던 습성을 못 버린 꼴이다. 관계가 복원되면 한일 양측 모두 득을 보지 않나. 국익을 앞세우는 야당이라면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 현안을 회담 테이블에 올리는 데 소극적인 일본의 자세부터 지적해야 할 것이다.
다만 외교 의전에서 크고 작은 허점을 드러낸 건 아쉬운 대목이다. 뉴욕의 한미, 한일 정상 회동이 사전 정지가 미흡해 허술하게 마무리된 건 그렇다 치자.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헤어지면서 비속어로 (한국산 전기차를 차별하는 법을 만든) 미국 의회를 폄훼하는 발언이 그대로 공개된 건 문제다. 외교에서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경구를 잊은 대통령과 의전을 책임진 외교 참모진의 각성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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