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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합 투표 첫날 선전전 치열…러 "천년 역사 회복" vs 우 "배신 행위"

기사내용 요약
4개 지역 거리에 홍보 현수막…'러시아의 미래', '분열은 재앙'
우크라 투표 참여 반대 촉구…"전범 동의, 최악의 배신"
자포리자·도네츠크 등 투표 지역 곳곳 폭발 사례 주장도

[루한스크=AP/뉴시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루한스크 거리에 러시아와의 합병 투표를 앞두고 "9월 27일, 러시아와 영원히"라는 광고판이 걸려 있다.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DPR·LPR)과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헤르손, 자포리자 등 4곳은 오는 23~27일 러시아와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2022.09.23.
[루한스크=AP/뉴시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루한스크 거리에 러시아와의 합병 투표를 앞두고 "9월 27일, 러시아와 영원히"라는 광고판이 걸려 있다.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DPR·LPR)과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헤르손, 자포리자 등 4곳은 오는 23~27일 러시아와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2022.09.23.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러시아가 장악 중인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주)에서 러시아 영토 병합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23일(현지시간) 긴장감 속에 시작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투표 참여와 반대를 위한 치열한 선전전을 벌였다.

러시아는 투표 지역 마을에 적극적인 참여를 권유하는 홍보 현수막을 내걸며 투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전쟁범죄 가담이자 배신 행위인 투표에 참여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 지역과,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州) 인근 도로에는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날부터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주 4개 지역에는 러시아 영토 편입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일제히 시작됐다. 4개 지역 합동정부는 안전을 이유로 투표 마지막 날인 27일 하루만 투표소 방문 투표를 진행키로 했다.

이날부터 나흘 동안은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각 가정을 다니며 기표 용지를 수거하는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된다. 해당 거주지를 벗어나 러시아에 머물고 있는 점령지 주민들은 러시아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를 하게 된다.

투표 첫 날 4개 지역 거리에는 주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 현수막과 포스터가 곳곳에 내걸렸다. 투표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러시아 영토 편입의 찬성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들로 채워졌다.

현수막과 포스터에는 '러시아는 미래다', '우리는 천 년의 역사로 묶여있다', '우리는 수세기 동안 같은 위대한 나라의 일부였다', '국가 분열은 정치적 재앙이다', '이제는 역사적 정의를 회복할 때'라는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고 러시아 국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 타스 통신은 보도했다.

이러한 메시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운 역사성을 강조한 것이다. 러시아 영토 편입의 당위성을 부각시켜 찬성률을 높이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비드요프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평의회 대표는 선전 성명을 통해 "역사적인 조국 러시아의 일부로 돈바스의 지위를 굳건히 하기 위한 오래 기다려온 국민투표가 시작됐다"며 "우리 땅의 공정한 흐름을 회복하고 고향에 평화를 되찾자"고 촉구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주민투표는 조작된 가짜 투표이자 투표 행위는 배신이라며 투표에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볼고그라드(러시아)=AP/뉴시스]러시아가 장악 중인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주)에서 러시아 영토 편입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23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러시아 볼고그라드에 마련된 영외 투표소에서 루한스크 주민이 투표하고 있다. 2022.09.23
[볼고그라드(러시아)=AP/뉴시스]러시아가 장악 중인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주)에서 러시아 영토 편입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23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러시아 볼고그라드에 마련된 영외 투표소에서 루한스크 주민이 투표하고 있다. 2022.09.23
우크라이나측 이반 페도로프 멜리토폴 시장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투표 참여는 전쟁을 확대시키고, 침략자들의 전쟁 범죄에 동의하는 유혈 계획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사이비' 국민투표 참여는 최악의 배신"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투표 첫 날 투표 지역 곳곳에서는 정체 불명의 폭발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멜리토폴, 미콜라이우주, 도네츠크주 야시누바타 등 투표 지역에서 폭발 사례들이 다수 접수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행정부 수반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날 오전 자포리자주 멜리토폴 중심가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주장했다. 다만 폭발 원인, 인명 피해 여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페도로프 멜리토폴 시장도 투표 시작 전인 이날 오전 멜리토폴 지역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확인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러시아 군과 장비들로부터 멀리 떨어질 것"을 당부했다.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시(市)와 인근 야시누바타 마을에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비탈리 김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이날 오전 이른 시간에 미콜라이우 시에서 폭발음이 울렸다고 주장했다. 미콜라이우는 주민투표 직접 대상 지역은 아니다. 투표 지역인 헤르손과 인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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