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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①]불 끄는 에펠탑…남산 N타워도 빛 꺼지나

기사내용 요약
러시아발 에너지난에 유럽 가스·전력가격 최고치
에펠탑 심야 조명 소등·석탄발전 재가동 등 조치
韓도 에너지 가격 급등에 무역수지 적자 등 위기
에너지 효율·원전 가동 확대 추진…요금 인상 검토

[파리=AP/뉴시스] 지난 2월 9일 시민들이 에펠탑 옆 다리를 걷는 모습. 2022.09.14.
[파리=AP/뉴시스] 지난 2월 9일 시민들이 에펠탑 옆 다리를 걷는 모습. 2022.09.14.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난방 수요가 많은 동절기를 앞두고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제한하며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치솟은 것은 물론 수급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이에 프랑스를 상징하는 에펠탑의 조명도 1시간씩 빨리 끄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이 에너지 절감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꺼내들었다. 우리 정부도 인상 압력이 커진 에너지 요금 인상의 군불을 때는 한편 수요 효율화 등 전방위 노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러시아발 에너지난' 직격탄 맞은 유럽…수급 안정에 총력

24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메가와트시(㎿h)당 343유로에 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반적으로 가스 가격은 겨울철 난방과 조명 이용 증가로 수요가 늘어야 오르는데, 유럽 가스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공급 위기가 커지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가 가스관을 틀어 잠그며 공급 위기가 불거진 상황에서 폭염과 가뭄 등까지 겹치자 유럽 내 전력 가격까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에너지거래소에서 독일 기저부하의 1년 선물가격은 8월 11일 하루 동안 5% 이상 올라 ㎿h당 455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5배나 높은 수준이다.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겨울철을 앞두고 에너지 절감과 더불어 다른 전원 가동을 부랴부랴 확대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최근 산업부가 공개한 주요국 에너지 정책 동향 자료를 보면 에너지 효율과 관련해 영국은 2035년까지 신규·교체용 가스보일러를 단계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독일은 공공시설 온수 제공 금지, 공공건물 난방온도 19도 제한, 미관 목적의 조명 소등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프랑스는 에펠탑 심야 조명 소등, 공공건물 오후 10시부터 소등, 루이비통 매장 조명 야간 소등 등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영국은 동절기에 석탄발전소 3기의 가동을 연장하기로 했다. 독일은 4.3기가와트(GW) 규모의 석탄발전 재가동을 승인했다. 또한 연말 폐지 예정인 원전 2기를 내년 4월까지 예비 전력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유럽 주요국의 에너지 요금은 초유의 에너지 대란에 널뛰고 있다. 지난 6월 영국의 전기 소매요금은 지난해 1월 대비 약 68% 올랐다. 이에 영국 정부는 세금 인하, 요금 동결 등 약 158조원에 달하는 재정을 투입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일본의 전기 소매요금은 36%, 독일과 미국은 22%, 프랑스는 9%가 올랐다.

◆韓, 요금 인상 검토 더불어 에너지 절약·원전 가동률 확대 속도

우리 정부도 심각한 에너지 위기 상황을 인지하고 다양한 방식의 노력에 나섰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생산 비용 증가를 유발하며, 국내 물가 상승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에너지 수입 단가 상승에 따라 전력도매가격(SMP)이 오르며 공공요금 인상 압력도 커진다.

아울러 국가 총수입에서 에너지 수입액의 비중이 커,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올 들어 국제 에너지 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무역적자 규모가 251억 달러에 달한다. 연간 무역수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우선 에너지 절약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프랑스 에펠탑도 야간 조명을 소등하고 루이비통, 까르푸 매장도 조도를 낮추고 있고, 이태리는 축구장 조명 사용도 제한하고 있다"며 에너지 수요 효율화를 강조했다.

이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겨울철 난방온도 조절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기관마다 특별한 사정이 있겠지만 평균 10% 정도의 에너지를 아끼자는 목표를 가지고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있고, 일반 국민도 동참하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세종=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이런 노력에 공기업도 동참한다.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10월부터 에너지 다소비 산업체 대상 '도시가스 수요절감 프로그램'을 조기 시행하기로 했다. 난방 수요가 치솟는 12월에는 전국 가정용 도시가스 사용자 1600만 가구를 대상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원전 가동률을 제고해 수급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박 차관은 "원전을 가동하면 그만큼 액화천연가스(LNG) 사용이 줄어들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상분을 요금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정부는 4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를 연기한 상황이다. 연료비 조정요금은 분기·연간 최대 상·하한 폭이 ㎾h당 ±5원인데, 3분기에 한꺼번에 올려 추가 인상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를 미룬 만큼, 한전의 약관 개정 등을 거쳐 상·하한 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박 차관도 "산업부에서는 다시 한 번 상한 규모(인상)를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나 외부 자문에서도 한도가 적어도 10원은 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고 언급했다.

대기업 등이 쓰는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한시적인 차등 조정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체 에너지 소비의 62%를 산업 부문이 차지하는 만큼, 산업용 전기요금을 더 올리는 것이 한전의 적자 해소 효과가 크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차관은 "다(多)소비 구조를 바꾸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 시그널(신호)"이라며 "대용량 사용자에 대한 전기 요금 차등 조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가스요금과 관련해서도 "가스공사 미수금, 부채비율이 올라가서 가스요금 (추가 인상) 부분도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다세대 주택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모습. 2022.09.19.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다세대 주택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모습. 2022.09.19. k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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