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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전쟁에 세계 경기 하강 뚜렷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버리고 도망친 전차가 널부러져 있는 하르키우 지역을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올해 전세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악화시켜 세계 경제에 경기침체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로이터연합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버리고 도망친 전차가 널부러져 있는 하르키우 지역을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올해 전세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악화시켜 세계 경제에 경기침체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로이터연합

전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전쟁으로 급격히 침체될 것이란 우려가 월스트리트에서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우려가 반영돼 2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를 비롯해 전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외환시장에서는 각국 통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세계 경기 둔화 움직임에서 한 발 비켜서 있던 미국 경제도 달러 초강세 충격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타던 세계 경제가 공급망 차질에 발목이 잡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또 한 번 충격을 받으면서 좌초하고 있다.

세계 경제 곳곳 파열음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세계 경제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유럽 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폭등세 충격으로 9월 활동이 급격히 악화돼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영국은 경기부양을 위한 새 정부의 대대적인 감세정책이 금융시장의 불신을 자초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198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일본은 22일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시장개입에 나섰지만 이같은 노력이 무색하게 23일 엔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세계 교역 풍향계 한국, 수출 급감
세계 경제 둔화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징조 가운데 하나는 '세계 교역 풍향계' 역할을 하는 한국의 수출 감소세다.

한국 수출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전년비 8.7% 감소세를 기록했다. 자동차, 통신장비 등이 수출 감소세를 부른 주요 요인이라고 WSJ은 전했다.

한국의 또 다른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는 8월 감소세를 딛고 9월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연초의 강력한 성장세와는 거리가 멀어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대만 역시 8월 수출 증가율이 2년여만에 최저로 추락했고, 중국도 지난달 수출 증가세가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7월 전년동월비 18%에 이르던 중국 수출증가율은 8월 7.1%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미 성장률 전망 하향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3일 미 경제 전망을 급격히 하향조정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내년 말 미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내년 말 5.6%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8월 3.7%를 기록한 실업률이 1년 뒤 5.6%로 뛸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은 경기침체를 가정한다는 뜻이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올해 미 성장률 전망치를 6월에 예상했던 1.7%보다 크게 낮은 0.2%로 하향조정했다.

제조업,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8월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또 다른 경기선행 지표인 주택시장은 확실하게 둔화세로 접어들고 있다.

22일 미 주택금융공사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30년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29%로 치솟았다. 지난해말 3% 수준이던 것이 2배 넘게 뛰었다.

연준 기준금리가 오르고 이에따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모기지 금리가 폭등하고 있다.

과열이 가라앉지 않던 주택 시장은 모기지 부담으로 주택 수요가 둔화하면서 하강 흐름으로 돌아서고 있다. 8월 기존주택 판매는 1년 전보다 20% 급감했다.

"세계 경제, 응급실에 후송돼"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물가상승, 통화가치 추락을 막기 위해 앞다퉈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경기침체가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와중에 중국인민은행(PBOC)과 일본은행(BOJ)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하지 않아 금리를 올리지 않고 버티고 있지만 이들 두 나라 역시 경기하강 우려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3%에서 4.5%로 하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아울러 중국이 내년 2·4분기까지 지금의 엄격한 코로나19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그 충격으로 올해 성장률은 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 성장 엔진 역할을 하던 중국 경제가 식고 있음을 뜻한다.

스위스 재보험사인 스위스리의 제롬 헤이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응급실에 실려갔다"면서 "연착륙, 또 그 비슷한 기대는 그저 희망사항에 그칠 뿐"이라고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