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창용 "대외 불확실성 높아져...통화정책 결정 신중"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6 11:33

수정 2022.09.26 11:54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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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업무현황 보고 이후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은행은 이같은 여건 변화가 국내 물가 및 성장흐름,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6일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주요국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부각되었으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달러화의 강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주요국 국채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주가는 상당폭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그동안 글로벌 달러화 강세로 상승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8월 들어 위안화·엔화 약세의 영향이 가세한 데다, 지난주 FOMC회의 결과의 충격이 더해지면서 최근 1400원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 "평균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였지만, 이는 대외요인에 주로 영향 받은 것으로 과거 위기시와 달리 현재로서는 우리 경제의 대외부문 건전성 문제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나 교역비중 등을 고려한 실효환율의 절하폭은 크지 않았으며, 긴 시계에서 보아도 평균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높은 대외신인도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외화자금 조달여건도 양호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대외채권 규모가 대외채무를 상당폭 상회하는 순채권국인 데다,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 규모를 고려할 때 유사시 대응능력도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상당기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물가에 추가적인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강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여건의 전개양상에 따라 국내 성장, 금융, 부동산, 외환 부문의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부에서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나 9월 들어서는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연간으로는 흑자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럼에도 한국은행은 대외건전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시장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외환부문의 높은 변동성이 동 책무의 달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심화되어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되는 경우,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에 따라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최근 발표한 국민연금과의 스왑계약과 같이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미시적 대응방안도 정부와 함께 적극 강구해 나가겠다"며 "금리상승 과정에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취약부문에 대한 지원방안을 정부와 함께 마련하는 등 우리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갈 수 있도록 최적의 정책조합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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