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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가 뭐길래" 내 주식이 와르르 무너질까 [주린기]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7 05:00

수정 2022.09.27 05:00

[주린이 탈출기 #8] FOMC 회의가 주식 시장에서 중요한 이유
26일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69.06p 하락한 2,220.94에 마감했다(왼쪽사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FOMC 회의를 마친후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김범석 기자 /EPA 연합뉴스
26일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69.06p 하락한 2,220.94에 마감했다(왼쪽사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FOMC 회의를 마친후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김범석 기자 /EPA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 코스닥지수가 2년 3개월 만에 700선이 붕괴됐죠. 코스피지수도 연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어요. 많은 뉴스에서는 그 이유로 ‘미국 FOMC 여파’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미국 FOMC가 뭐길래 한국 증시에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치는 걸까요? 또 전 세계가 주목하는 걸까요?
연방준비제도(Fed) 먼저!

우선 FOMC 전에,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부터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이 한국은행이듯이 연방준비제도는 미국의 중앙은행이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흔히 ‘연준’이라 줄여 말하죠.

미국은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각 지역마다 연방준비은행들이 있어요. 총 12개의 연방준비은행들을 총괄하는 제도가 연방준비제도랍니다.

연방준비제도 하에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있어요. 연방준비은행의 운영과 감독을 맡는 기관이에요. 총 7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고, 이 중 한 명이 4년 동안 FRB의 의장으로 활동해요. 요새 각종 경제 기사에서 제일 자주 보는 이름, 제롬 파월이 현재 연준 의장이죠.

FOMC가 도대체 뭐길래?

FOMC는 바로 FRB 산하에 있는 위원회에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비슷한 역할로 미국의 통화·금리 정책을 결정하죠. 7명의 FRB 이사와 5명의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위원을 맡아요.

FOMC는 1년에 8번씩 정기 회의를 열어요. 특히 3, 6, 9, 12월에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등 중요한 사항들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린 FOMC의 9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결정됐었죠.

FOMC의 기준금리 인상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원 환율이 전 거래일 대비 22.0원 오른 1431.3원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원 환율이 전 거래일 대비 22.0원 오른 1431.3원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국내 증시가 요동치는 이유는 FOMC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결정됐을 뿐만 아니라 연준이 향후에도 금리를 더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인데요. FOMC 회의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금리 인상이 끼치는 영향은 다양해요. 예를 들어, 이자율이 높은 은행에 적금을 붓듯이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도 금리가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어요. 금리만 놓고 본다면, 미국과 우리나라 중 금리가 높은 나라, 미국으로 투자금을 이동시키는 게 유리하겠죠. 달러가 미국으로 빠져나가면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달러가 적어지니까, 희소성이 생기면서 달러의 가치가 올라가게 돼요.

즉,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는 거죠.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앞서 '환율'편에서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외국인 투자자가 달러를 팔고 우리나라 주식을 살 이유가 굳이 없다고 설명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외국인 투자자는 우리나라 주식을 팔게 되고, 국내 주식시장 3대 수급 주체 중 하나가 떠나면서 증시는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져요.

미국 기준금리 인상→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다른 나라 돈보다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보고만 있을 국가는 없겠죠? 또 달러가 빠져나가면 국가의 비상금이라고 볼 수 있는 외화가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요.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겠죠. 실제로 지난 2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돼 움직일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실시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기준금리 인상 폭, 시기, 경로 등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밝혔어요.

또 지난 21일 FOMC 회의 다음날 영국, 스위스 등 13개 국가가 금리를 인상했어요. 달러는 기축통화로 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준금리 인상→투자 위축

투자자예탁금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다.
투자자예탁금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은행들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올려요.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빚을 내서 투자하기에 이자율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주식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죠. 또 이자가 높은 예금으로 돈이 빠져나갈 수도 있어요.

코로나 팬데믹 당시 한국은행은 2020년 3월, 6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려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끌어내렸었죠. 당시엔 예금금리가 매우 낮아 은행 통장에 돈을 넣어도 이자를 별로 못 받았기 때문에 주식 등 각종 투자에 돈이 몰렸었어요. 대출 이자도 낮아 빚내서 투자한 빚투족들도 많이 생겨났었죠. 2020년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넘겼던 배경이에요.

FOMC 회의 결과, 연준이 향후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게 확인이 됐으니 주식 등 투자에 대한 매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또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 부담 등으로 소비도 위축되고, 기업들의 투자도 줄어드는 등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요. 이 불안감 역시 투심을 위축시키죠.

이제 좀 왜들 그렇게 FOMC, FOMC 하는지 이해가 가시나요? 이 외에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한국 증시에 영향을 끼치는 해외 주요 경제 이슈·지표들이 많이 있어요. 세계 경제는 촘촘히 얽혀있기 때문이죠! 같은 맥락으로 FOMC 회의 영향은 당시 거시경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여러 측면을 함께 고려하는 것, 잊지마세요!

※'주린이 탈출기'는...

주식에 관심 없던 수습기자가 증권부로 발령받게 됐다.
설렘을 갖고 부서에 왔지만, 기사에는 온통 ‘주식시장이 휘청인다’고 난리다. 처음으로 월급을 받아 기쁘기만 한 주린이의 재테크 초보 벗어나기 프로젝트! 저랑 주린이 탈출하실래요?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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