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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겨울 에너지 대란 오기 전에 다소비 구조 바꿔야

정부·기업 내달 효율화 협약
에펠탑 조기 소등 본받을 만
동절기 에너지 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서둘러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다세대 주택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모습. /사진=뉴시스
동절기 에너지 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서둘러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다세대 주택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30대 기업과 내달 '에너지효율 혁신 협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와 기업이 에너지효율 혁신 목표를 정해 이를 토대로 산업 현장의 에너지 소비 감축을 함께 이끌자는 게 협약의 골자다. 정부는 이를 훌륭히 해내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민을 상대로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도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다가오는 동절기 에너지대란에 대한 경고음은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에너지 가격을 끝도 없이 밀어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기미가 전혀 없다. 러시아는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공급라인인 노르트스트롬-1을 아예 차단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1년 새 9배 이상 뛰었다. 난방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쏟아질 수밖에 없다.

유럽 수요까지 겹치면서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역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급기야 한국 최대 LNG 수입국인 호주는 내수물량 확보를 위해 수출제한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국내 전기·가스 요금 압박이 가중되는 건 물론이다. 원유·가스·석탄 등 국내 3대 에너지원의 지난달 수입액은 1년 전보다 90% 이상 늘었다. 매달 무역적자가 역대급을 기록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에너지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적자 폭을 좁히기 쉽지 않다.

눈치 보느라 제대로 올리지 못했던 전기·가스 요금의 현실화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전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더 손해가 된 지 오래다. 계속 방치할 수도 없다.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것이 국내에 만연한 에너지 다소비 풍토를 바로잡는 일이다. 어찌 된 일인지 국내에선 에너지 비상상태 체감이 안되는 지경이다. 우리나라는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에너지 의존국이면서도 세계 10위 에너지 다소비국이고, 에너지효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33위다. OECD 평균보다 1.7배 이상 많은 에너지를 쓴다. 한여름 문을 활짝 열어놓고 냉방시설을 켜놓는 영업점이 한둘이 아니다.

갖은 방책을 다 짜내고 있는 유럽 국가들과도 비교된다. 프랑스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조명을 내달부터 일찍 소등할 것이라고 한다. 독일에선 공공건물, 야외수영장, 체육관 온수 사용이 금지된다.
에너지는 이미 안보·생존의 문제가 됐다. 정부가 영민한 전략으로 에너지 다소비 구조 개혁을 이뤄내주기 바란다. 기업과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성공의 관건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