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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1,2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7 10:50

수정 2022.09.27 10:50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1,2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1,2

[파이낸셜뉴스]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1,2/ 김원익/ 세창출판사

신화는 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오면서 다른 이야기들과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이야기로 이 세상 모든 이야기의 모델이자 원형이다. 신화는 고대인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바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다.

그중에서도 그리스 신화는 어릴 때부터 만화로 먼저 접할 정도로 대중적인 고전이다. ‘그리스 신화’의 단편적인 일화는 몇 가지 알고 있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사람이나 왜 그런 일화가 생겼는지 분석해 본 사람은 많지 않다.

올림포스 12주신의 왕인 제우스는 어떻게 다른 11명의 주신과 다른 모든 신 위에 군림하며 왕위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네 차례에 걸친 신들의 전쟁에서 모두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지난 20여 년간의 연구와 강의를 토대로 그리스 신화를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총망라한다.

제우스가 할아버지인 우라노스와 아버지인 크로노스처럼 실각하지 않고 오랫동안 왕위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의 독특한 12가지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제우스가 보여 주는 냉철한 판단력과 포용력, 공정성은 시대를 막론하고 조직 관리자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면모다.

인간성을 지닌 그리스 신들은 인간을 나타내는 다양한 캐릭터의 원형이다. 얼음 공주 아테나, 모태솔로 아르테미스, 질풍노도의 포세이돈, 은둔형 외톨이 하데스 등 각각의 신들은 자기만의 개성 있고 특징적인 캐릭터를 가졌다. 단순히 다채로운 캐릭터의 원형을 탐구하는 것을 넘어, ‘나’와 닮은 그리스 신은 누가 있을지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테라로사’, ‘준오헤어’처럼 브랜드는 물론, ‘나르시시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처럼 심리학 용어에서도 심심치 않게 그리스 신화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마블 유니버스의 ‘제우스’, 비극 ‘오이디푸스 왕’을 연상케 하는 영화 ‘그을린 사랑’처럼 만화나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도 그리스 신화의 흔적이 발견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지속적으로 인류 문화사에 영향을 끼친 그리스 신화를 현대인의 시선, 인간 중심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글로만 읽어서는 신화 속 신과 인간이 어떤 모습일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사건이 어떤 분위기였을지 상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그린 수많은 명화 중 이해를 도와줄 만한 작품을 선별했다.

그리스 신화는 내용이 방대한 만큼 일일이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신과 인간이 등장한다.
이처럼 방대한 그리스 신화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신들의 계보도, 3대 명문 가문의 가계도, 영웅의 가계도 등을 수록해 한눈에 인물 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신화는 실존 인물이나 실제 사건과 맞물려 전승되기 때문에 지도를 보면서 신화 속 사건이 일어난 지역을 확인하거나 영웅이 걸어간 여정을 되짚어 보는 것이 이해를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여러 지역, 헤라클레스나 오디세우스의 여정, 아르고호의 모험 경로 등을 표시한 지도를 수록해 영웅들의 모험이 얼마나 험난했는지 실감할 수 있도록 보여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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