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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점령지 병합 투표 끝낸 러…다음 수순은?

기사내용 요약
"푸틴, 이달 말까지 4개 지역 러에 병합할 것"
주민 투표 결과로 전쟁 격화 가능성 높아져
투표 이면에는 크렘린궁의 불안 심리 작용
"러, 주민투표 결과 핑계로 우크라인 징집 예상"
국제사회, '주민투표' 러에 대한 추가제재 착수할 듯
러가 우크라에서 핵무기 사용할 가능성은 낮아

[루한스크=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루한스크에서 주민들이 러시아 국기와 함께 "우리 군과 우리 군의 승리를 믿는다"라고 쓰인 홍보물 앞을 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의 러시아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가 마무리돼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이들 지역에 대한 영토 편입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2022.09.28.
[루한스크=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루한스크에서 주민들이 러시아 국기와 함께 "우리 군과 우리 군의 승리를 믿는다"라고 쓰인 홍보물 앞을 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의 러시아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가 마무리돼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이들 지역에 대한 영토 편입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2022.09.28.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의 러시아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가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된 가운데 다음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끝난 주민투표 마감 결과 4개 지역의 전체 투표율이 93.11%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역별 찬성률로는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98.42%로 가장 높았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93.95%, 자포리자주(州) 93.11%, 헤르손주 87.05% 순으로 영토 편입에 찬성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번 투표를 '가짜' 및 '불법'으로 규정하며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러시아는 국민투표로 무엇을 노리나

국제법 관점에서 봤을 때 국제사회가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당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주민투표 결과를 토대로 자신들이 점령한 지역들은 러시아 영토에 속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주민투표가 종료된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결정했다"며 "이달 말까지 4개 지역을 러시아 연방에 병합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투표 결과가 발표되면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성공적인 반격은 우크라이나 북동부에서 러시아를 크게 후퇴시켰다.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자신들의 주권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 영토가 될 지역들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대국민연설에서 "러시아의 영토 통합성이 위협을 받으면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밝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주민투표가 왜 이렇게 성급하게 진행됐는지, 그리고 크렘린궁이 느끼는 위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쟁 상황을 봐야 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몇 주 동안 기세를 완전히 뒤집고 러시아군을 뒷걸음치게 하는 신속한 반격을 전개했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며칠 안에 종료될 것이라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7개월을 넘기면서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에 징집 대상인 러시아인들이 해외 탈출을 시도하면서 극도의 혼란을 초래했다. 이들 중 일부는 항공기로 나머지는 차량을 이용해 러시아 국경을 넘었다.

[우크라이나=AP/뉴시스] 한 여성이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수도 도네츠크에서 열린 국민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2022.09.28.
[우크라이나=AP/뉴시스] 한 여성이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수도 도네츠크에서 열린 국민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2022.09.28.
◆우크라가 반격으로 탈환한 지역의 미래

주민투표가 실시된 도네츠크와 자포리자는 러시아가 통제하지 못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그렘린궁은 선거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 영토가 러시아의 일부인 것처럼 취급할 것이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 24일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나라 헌법에 러시아 영토로 명시됐거나 앞으로 표기될 지역들은 완전한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연방의 모든 법률, 교리, 개념, 전략은 러시아 영토 전체에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는 일부 지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그들의 점령자들에 의해 징집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가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핑계로 삼아 우크라이나인들을 러시아 군대에 징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점령당한 남부 자포리자주 멜리토폴의 이반 페도로프 전 시장은 "가짜 주민투표의 주요 목적은 우리 주민들을 동원해 총알받이로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점령 행정부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자포리자와 헤르손에서 징집할 수천명의 우크라이나인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군 또는 친러 반군이 대부분을 장악한 루한스크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인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동원령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 주민투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

서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주민투표는 '가짜'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을 끝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장에서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야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주권 및 독립 국가로 보존될 수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부분 동원령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2022.09.21.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부분 동원령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2022.09.21.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가 주민투표가 실시된 이들 4개 지역을 병합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이들 관리는 말했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주민투표 결과가 발표되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5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G7(주요 7개국) 국가들은 러시아의 전쟁이나 가짜 투표를 지지하는 러시아 밖에 있는 시설이나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포함해 추가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이미 경고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고 그런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았지만 6~7개월 전과 비교해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투표는 공정하게 진행됐나

우크라인 측은 이번 주민투표가 주민들에게 총구를 겨눈 채 실시됐다고 비난했다.

세르히 헤이데이 루한스크 지역군사 행정관은 친러 당국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군인들과 함께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표를 모았다고 말했다.

헤이데이는 "누군가가 러시아에 병합하는 것에 '반대'를 누른다면 그 데이터는 바로 삭제된다"며 "반대 투표를 한 사람들이 어디론가 끌려갔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는 지역 주민들을 위협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주민투표가 이뤄진 러시아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의 탈출을 전면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주민투표 이후 헤르손 지역에서 주민들의 이동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가 저항센터는 러시아가 장악한 자포리자 지역에서 주민들의 이동이 어려우며 특히 18~35세 남성의 경우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