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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사흘만에 동해상 탄도미사일 2발…한·미 연합 해상 훈련 겨냥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8 21:06

수정 2022.09.29 13:41

한·미 연합 해상훈련 중 동해로 또 미사일 쏴…야간발사로 교란 시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軍 "한미 대비태세 유지"
전문가, 미사일 도발 지속·7차 핵실험 지연..최후카드로 활용 가능성도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사진=평양 노동신문 캡처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사진=평양 노동신문 캡처
[파이낸셜뉴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북한이 오후 6시10분께부터 6시20분께까지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6번째 도발이다.

군 당국은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은 고도 약 30㎞로 약 360㎞를 비행했으며 속도는 약 마하 6(음속 6배)로 탐지하고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이어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한·미가 지난 26~29일까지 동해상 한국작전구역(KTO)에서 진행하는 연합 해상 훈련에 반발하는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우리 군은 지난 25일 한·미 연합 훈련을 하루 앞두고 북한이 내륙인 평북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고도 60㎞로 약 600㎞를 비행했으며 속도는 마하 5(음속 5배)로 탐지했다.


우리 군은 이날 발사한 북한의 SRBM을 종말 단계 일부 구간에서 회피 기동을 했으며, '풀업'(상하기동) 특성을 보여, 차량형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KN-23'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23일 오전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레이건호를 포함한 미 항모강습단은 한미 양국 해군 간 우호협력 강화와 연합 해상훈련 참가를 위해 입항했다. 10만t급의 레이건호는 2003년 취역해 슈퍼호넷(F/A-18) 전투기, 공중조기경보기(E-2D)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하고 다녀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사진=뉴시스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23일 오전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레이건호를 포함한 미 항모강습단은 한미 양국 해군 간 우호협력 강화와 연합 해상훈련 참가를 위해 입항했다. 10만t급의 레이건호는 2003년 취역해 슈퍼호넷(F/A-18) 전투기, 공중조기경보기(E-2D)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하고 다녀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사진=뉴시스
이날 북한이 일몰시간을 틈탄 야간에 탄도미사일 2발은 쏜 것은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을 포함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반발과 미 부통령의 방한 등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분석된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오는 29일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북한과 대치하는 최전선인 비무장지대(DMZ) 등을 찾을 예정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만 18차례, 순항미사일 2차례, 방사포를 포함해 역대 동일 기간 최다의 24번째 무력도발을 이어오고 있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CVN-76)호를 포함해 유도미사일순양함 챈슬러스빌함(CG 62),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DDG 52) 등으로 구성된 미 항모강습단이 지난 23일 부산 작전기지로 입항했으며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다.

한미 해상 연합훈련에 참가한 로널드 레이건호에서 비행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미 국방부 제공
한미 해상 연합훈련에 참가한 로널드 레이건호에서 비행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미 국방부 제공
이에 대해 주재우 경희대학교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김정은은 올해 '핵 무력 법제화' 등 여러 차례 한·미 군사행동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예고했다"며 "북한은 또 한미훈련 때마다 이를 반대하는 의사 표시를 군사행동으로 견지해왔다"고 짚었다.

주 교수는 "이번 도발은 새 정부에 이러한 북한의 결의가 확고하다는 전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주 교수는 "북한이 우리에 대한 압박과 함께 미사일 성능과 기능을 향상하려는 목적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주 교수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은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의외로 지연되거나 당분간 없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는 '칼은 칼집에 있을 때가 무섭다'는 말처럼 북한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아끼면서 전략적 효용성과 실리를 추구함과 동시에 다양한 투발 수단의 고도화로 한·미를 최대한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2발은 300∼350㎞를 비행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의 북한 동쪽 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이 오후 6시 10분쯤 발사한 첫 탄도미사일은 최고고도 50㎞로 약 350㎞를 비행했고, 6시 17분쯤 발사한 미사일은 같은 고도에서 약 300㎞를 비행하면서 두 발 모두 변칙 궤도를 그리렸던 것으로 일본 방위성은 추정했다.

한편, 이날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가 있는 10월 16일 이후부터 미국 중간선거가 예정된 11월7일 사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최근 북한 동향과 현안에 대해 이 같은 보고를 받았다.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서 3번 갱도가 완성됐고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북한의 7차 핵실험이) 확률적으로 어느 정도라 얘기하기보다는 국제 상황이라든지 북한의 코로나19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지 않겠나"라는 국정원의 설명 내용을 전했다.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폭파했던 갱도 중 일부를 복구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의 철거를 일부 시작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정부 및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준비하는 동향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를 긴장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다양한 조치를 전방위적으로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2018년 풍계리 갱도 폭파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폭파했던 갱도 중 일부를 복구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의 철거를 일부 시작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정부 및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준비하는 동향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를 긴장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다양한 조치를 전방위적으로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2018년 풍계리 갱도 폭파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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