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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협,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참여 안해”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9 14:59

수정 2022.09.29 14:59

대한출판문화협회
대한출판문화협회

[파이낸셜뉴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하 통전망)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9일 출협에 따르면 출판유통 선진화를 위해 추진되어 온 통전망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서점업계, 유통업계, 출판계 일부 인사를 중심으로 출판유통정보화위원회를 구성하여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약 60억원을 투입해 시스템을 개발했고 지난해 9월 정식 운영되기 시작했다.

올해에도 ‘시스템 기능 고도화 및 개선’을 위해 약 20억 원의 예산을 책정하여 집행중이며, 내년에도 19억 원의 예산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

출협은 2018년 사전준비 단계부터 정부 주도의 통전망 구축을 우려했고 초기 구상대로 민간 출판업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2021년 여름 구축 완료를 앞두고 통전망은 출판업계와 유통업계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에 대해 실망과 비판이 쏟아졌다.

출협은 2021년 말 기왕 투입된 예산이 유용한 결과물로 귀결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는 문체부와 진흥원의 요청에 따라 통전망 운영위원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여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올해 8월 24일까지 총 9회에 걸친 회의에 참여해 왔다.


하지만 그간의 운영위원회 참가를 통해 출협은 출판사의 신간 정보, 서점의 도서판매정보, 서점의 도서재고 등 통전망 운영을 위한 핵심 정보가 확보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됐으며, 애초에 설정한 사업 목적에 맞게 사업을 운영하게 될 가능성이 없고, 애초 약속했던 운영방안 개선을 위한 개방적 논의도 진행되기 힘들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특히 지난 8월 운영위는 사업예산의 심의, 의결을 할 수 있도록 운영규정에 규정돼 있으나 이러한 논의 절차를 전혀 밟지 않았으며, 이를 지적하자 규정이 그런 논의 권한을 규정한 것이 아니라는 엉뚱한 주장을 했다. 이는 운영위원회의 설치 취지를 부정하고 권한을 무시한 것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초 2022년 예산안에서도 구체적인 집행 내역이 잡혀 있지 않았으며, 운영위는 차후에 예산을 진흥원이 ‘잘 집행하라’고 진흥원의 업무상 편의를 배려하면서 2023년도 예산안 편성시에는 이런 편법적인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출협은 이미 60억원이 집행됐고 해마다 20억원 가까운 예산이 집행될 것으로 보이는 통전망이 지금과 마찬가지로 성과도 내지 못할 사업에 들러리를 설 이유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출협은 “통전망을 만든 애초의 취지가 실현되기를 바라며 국민의 돈이 바르고 효율적으로 사용되기를 기대한다.
출협은 통전망에는 참여하지 못하지만 저자, 출판사, 도서관, 서점, 유통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들을 성실하게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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