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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00℃] 북한 형사 림철령은 왜 또 '공조'하러 왔을까?

뉴스1

입력 2022.10.01 09:00

수정 2022.10.01 09:00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북한 형사 림철령 역을 맡은 배우 현빈.(스틸컷)ⓒ News1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북한 형사 림철령 역을 맡은 배우 현빈.(스틸컷)ⓒ News1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 장교 리정혁 역을 맡았던 배우 현빈.(tvN 홈페이지 갈무리)ⓒ News1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 장교 리정혁 역을 맡았던 배우 현빈.(tvN 홈페이지 갈무리)ⓒ News1


공조2: 인터내셔날 포스터.ⓒ News1
공조2: 인터내셔날 포스터.ⓒ News1


[편집자주][북한 100℃]는 대중문화·스포츠·과학·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과의 접점을 찾는 코너입니다. 뉴스1 북한팀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관심사와 관점을 가감 없이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내가 뭐가 잘생겼어? 북(北)에선 흔한 얼굴인데."

전작 '공조'(2017년)에 이어 5년 만에 '공조2: 인터내셔날'로 돌아온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은 극 중 자신의 외모를 칭찬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tvN) 북한군 장교 리정혁에 이어 림철령까지, 여러 차례 북한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현빈이 이 대사를 하는 게 영화가 의도한 '웃음 포인트'다.

림철령의 대사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우리의 미디어 속 북한 사람들의 캐릭터가 점차 다양해지는 건 사실이다. 과거엔 '반공'이란 이름 하에 우리와 대립하는 인물들이 주로 그려졌다면 이제는 북한 군인이 남한 사람과 연애도 하고, 형사끼리 공조도 한다. 최근 들어 다시 엄혹해진 남북 상황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북한 캐릭터가 주요하게, 특히나 매력적으로 소비되는 건 꽤 흥미로운 대목이다.

우리에게 북한은 늘 상상력를 동원해야 되는 미지의 영역이다. 북한을 소재로 한 액션, 코미디, 로맨스까지 다양한 변주의 콘텐츠가 이어지는 이유일 것이다. 최근 들어선 특정 이념이나 정치적 메시지를 작품에 그려내기보다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 사람들은 머리에 뿔이 달렸다"는 말이 통용되던 과거에 비하면 북한 사람에 대한 인식이 다양해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셈이다.

물론 극 중에 그려진 북한 캐릭터에 대한 호감과 실제 존재하는 북한 자체에 대한 호감은 별개로 인식되고 있다. 국민의 통일 의식을 조사하면 '북한 정권에 반감을 느낀다'는 국민이 대다수로 나타난다. 최근 영화나 드라마들이 '북한 사람'에 대한 상상 속 캐릭터를 극에 반영하더라도 정치적 상황에 대한 묘사나 설명은 최대한 배제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 같다. 아직 북한은 호기심의 대상일 뿐, 호감의 대상이라고 보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훈남' 배우들이 북한 캐릭터를 연기할 땐 적지 않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빈이 등장한 '공조' 시리즈나 드라나 '사랑의 불시착'은 물론이고,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배우 김수현이 남파 특수공작원 역을 맡았을 때나 배우 유연석이 '강철비2'에서 북 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비현실적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런데도 영화 속 북한 캐릭터의 등장이 지속되는 것은, 군사분계선 너머에 대한 호기심 역시 끊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 기저엔 민족, 통일에 대한 작은 열망도 분명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북 주인공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넌지시 "통일이 되면 만나자" 혹은 "만날 수 있다"는 말을 주고받는 것도 이 때문일 수 있지 않을까.

현실과는 동떨어졌더라도 남북 간 화해와 통일에 대한 생각을 자극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꾸준히 나오는 것을 분명 시사점이 있다. 지나친 왜곡이나 미화, 남북 간 현저한 정치적 이념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지만 이 역시 '서로에 잘 대해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볼 여지도 있다.

다만 이는 남한 혼자서만 풀 수 있는 숙제는 아니다. 배우 현빈이 우스갯소리로 '북한 전문 배우'라고 불리는 남한과 달리 북한에선 그가 나온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인민들은 엄벌에 처해지고 있다. 남북의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문화·예술 부문에서라도 '공조'하면 좋으려만, 아직은 비현실적인 일에 가깝다.


영화 '공조2'의 말미 '쿠키 영상'에서 철령은 통일이 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며 마음을 밀어내던 남한 여자 민영(임윤아 분)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이 모습은 마치 '다음'을 기약하는 듯하다.
철령이 또 '공조'를 하러 남한에 내려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