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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韓 경제 충격파…주식·기업·부동산 모두 '무너지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2022.9.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2022.9.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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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한국 자산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주식 시장이 망가졌고, 기업 실적 악화는 내수경제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도 흔들리면서 가계부채 리스크가 고개를 들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달러·원 환율은 7.9% 올랐다. 지난 28일에는 환율이 장중 1442.2원까지 오르면서 13년6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 속도로만 보면 현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국면"이라면서 "8월 무역수지는 월간 기준 최대 적자를 기록했는데, 6개월 평균으로 보면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악화했다. 환율 레벨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외인' 매도에 죽어가는 개미

달러 강세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대거 매도를 야기했다. 외국인은 달러가 더 오르기 전에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달러를 확보하려고 한다.

올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12조329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중 삼성전자만 10조8324억원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32.1% 하락했는데, 안타까운 것은 해당 기간 개인투자자는 16조6146억원을 순매수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고평가 논란 속 상장한 기업들의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도 곡소리다. 지난해 8월 공모가 3만9000원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현재 2만50원이다. 크래프톤은 공모가 49만8000원에서 21만원으로 50% 넘게 하락했다.

카카오뱅크 직원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우리사주를 최대한 당겨 8억 중반에서 매수했는데 지금 원금만 4억 손해"라면서 "은행원이 신용불량자가 될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 3분기 실적, 코로나19 이후 첫 '역성장'


상장사 실적 추정치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3분기 기업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5월 이후 고점 대비 12% 넘게 하락했고, 최근 한 달 동안에만 3%가 줄었다. 매출이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올 3분기는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실적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상장사 영업이익(3곳 이상 실적 추정치가 있는 248개 상장사)은 전년보다 11% 줄어든 53조595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6.8% 증가했다.

이 가운데 9월 무역적자는 37억달러를 기록, 25년 만에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고공행진 중인 에너지 가격으로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 부진과 무역적자 심화, 물가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마진 급감, 반도에 업황 부진 등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 실적 환경은 비관적이다"고 말했다.

◇ 강달러 수입→물가 상승→경기침체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내수경제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10월부터 주택용 전기요금이 1kWh(킬로와트시)당 7.4원이 인상돼 4인 가구 평균을 기준으로 전기요금이 월 2270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도시가스요금은 MJ(메가줄) 당 2.7원 인상돼 서울지역 평균 요금이 가구당 월 5400원 오를 전망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면 수입 물가를 못 잡고, 우리나라는 수입 물가를 못 잡으면 물가를 못 잡는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이어 "기업들이 강달러로 수입을 하면 (비용 부담 때문에) 생산 규모를 축소해야 하고, 투자가 위축된다"면서 "결국 경제는 디플레이션 혹은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경기침체)으로 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도 아슬하다. 전세대출 이자는 5%가 넘었고, 신용대출 금리는 6%가 넘어서고 있다. 빚을 내 집 산 사람들은 높아지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집을 '급매'로 내놓고 있다.
전세값이 급락하면서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 전세'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은 국내 부동산시장에 직격탄을 주고 있다"면서 "이미 지방 일부 대도시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인 가계 부채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