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전세대출 금리도 연 7% 임박…세입자들 등골 휜다

뉴스1

입력 2022.10.02 06:30

수정 2022.10.02 06:30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전세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News1 허경 기자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전세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7%를 재돌파한데 이어, 서민 대표 대출인 전세대출 최고금리도 연 7%선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선 미국발 긴축 여파로 기준금리·시장금리가 계속 오르는 만큼 전세대출 금리도 연내 7%를 넘길 것으로 전망해,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대표 전세대출인 '우량주택전세론' 금리는 1일 기준 연 5.517~6.817%(신규코픽스 6개월 변동 기준)로, 상단이 연 7% 진입을 목전에 뒀다. '하나 전세금안심대출'도 금리가 연 5.617~6.717%까지 올랐다.


다른 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신한전세대출(서울보증)' 금리가 연 4.42~6.42%(신규코픽스)까지 올라 상단이 6% 중반에 다다랐다. 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도 전세대출 최고금리가 연 6%를 넘겼다. 우리은행은 전세대출 최고금리가 연 5% 중반대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지난해만 해도 연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이었다. 이후 급격히 올라 올해 3월말 상단이 연 5%를 돌파한 데 이어, 6월엔 6%를 넘었고 한동안 주춤하다 다시 올라 현재 7%선도 위협하고 있다. 불과 1년 만에 이자 부담이 크게는 2배가량 불어난 것이다.

예를 들어 전세대출을 연 2.5% 금리로 2억원 빌린 경우 은행에 한 달 내는 이자는 41만6000원 수준이지만, 금리가 연 5%까지만 올라도 월 납입 이자는 83만3000원으로 2배 늘어나게 된다. 만약 금리가 7%까지 오르면 월 납입 이자는 117만원까지 불어난다.

이처럼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것은 한국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고 미국발 긴축 공포로 시장금리가 치솟으면서 전세대출 준거금리인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도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9년 반만에 최고치인 2.96%까지 치솟았다. 연준이 지난주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을 단행한 데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예고하면서 채권 금리도 2010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이 영향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앞서 지난주 3개월만에 연 7%대에 재진입했다.

금융권에선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최고금리도 조만간 7%를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준이 당초보다 강경한 자세로 자이언트 스텝을 3회 연속 단행함에 따라, 한은 역시 올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은 금통위에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을 넘어서는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으로 빅스텝 등 기준금리 추가 인상분이 고스란히 반영될 경우 전세대출 최고금리는 연 7%선을 넘고, 주담대 최고금리는 연 8% 선을 넘을 수 있다.

특히 전세대출의 경우 정부의 취약차주 지원정책이나 금리부담 경감방안 등에도 포함되지 않아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변동금리 주담대를 저리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시행하고 있으나 전세대출은 지원하지 않는다. 대출금리 인상 폭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금리상한형 대출'도 주담대만 대상으로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대내외적인 경제 흐름을 볼 때 전세대출을 포함한 대출금리 상승은 당분간 불가피한 추세"라며 "세입자들은 이자 상환 계획 등을 미리 점검하고, 당국도 대출 부실이 번지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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