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채권대차잔액 9개월 만에 30조 급증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02 17:52

수정 2022.10.02 17:52

지난달 140조8천억 최대 찍기도
채권대차잔액 9개월 만에 30조 급증
미국의 고강도 통화긴축이 계속되면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채권 헤지 거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채권 대차잔액이 처음으로 140조원을 넘어섰다. 채권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가격 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들의 선제적 대응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채권 대차잔액은 140조1320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 대차잔액은 같은 달 27일 140조836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초(105조1216억원)와 비교하면 약 9개월 만에 30조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통상 채권 대차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채권 가격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 거래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고평가된 현물을 미리 빌려서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 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855%였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기준 4.5%대를 찍은 후 지금은 4.2% 선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10년물도 연 2.325%에서 연 4.5%대까지 뛰었다가 4.1%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은 채권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그만큼 채권가격 하락의 골이 깊다는 의미다.

최근 대부분의 은행, 증권, 자산운용사 등 채권 딜링기관들은 채권가격 급락으로 채권 운용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채권시장의 수급 기반 약화는 추가적인 채권금리 상승, 기업들의 자금조달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채권 대차잔액은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이 채권 가격의 추가 하락(채권금리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여전히 고강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연준은 이례적으로 6월을 시작으로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까지 올라왔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국 연준은 연방금리가 물가를 상회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인플레이션 시기의 연준 금리 인상은 대부분 실질금리가 플러스(+)가 될 때까지 연방금리를 올렸다"고 말했다. 국고채 금리가 적어도 연말까지 우상향할 것이란 얘기다.


그는 "특히 내년 2·4분기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컨센서스가 3%대를 기록함에 따라 이르면 내년 1·4분기에 연방금리가 소비자물가를 상회할지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 금리 인상은 4.75% 또는 5.0%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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