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영국발 금융위기 전염성 매우 강해, 다음은 아시아일 수도

뉴스1

입력 2022.10.04 06:57

수정 2022.10.04 09:28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 건물 2022.08.0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 건물 2022.08.0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내각에서 흑인 최초로 재무부 장관에 오른 쿼지 콰텡(4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내각에서 흑인 최초로 재무부 장관에 오른 쿼지 콰텡(4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파운드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2022.9.27/뉴스1 ⓒ News1 이동해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파운드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2022.9.27/뉴스1 ⓒ News1 이동해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영국발 금융위기는 ‘탄광의 카나리아'(재앙이나 위험을 예고하는 조기경보)이며, 다른 나라로 전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영국은 '탄광의 카나리아' : 미국의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추진하며 시장의 유동성을 줄이고 있는데 비해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재정팽창 정책을 쓰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며 영국의 사례는 ‘탄광의 카나리아’라고 평가했다.

탄광의 카나리아는 과거 광부들이 탄광의 유해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유해가스에 민감한 카나리아를 탄광에 놓아두고, 카나리아의 이상행동을 탈출 경보로 삼은 데서 유래한 용어다.

WSJ은 영국의 소동이 다른 주요 경제국들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앙은행의 긴축(금리인상)과 정부의 재정팽창 정책을 동시에 펼치는 나라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도 연준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하는데 비해 정부는 '인플레 감축법'을 시행해 전기차 구입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재정팽창 정책을 쓰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가 이같은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국이 조기 경보를 울렸다는 것이다.

◇ 영국발 금융위기 전말은? : 지난달 23일 영국 정부는 약 450억 파운드(약 69조)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쿼지 콰텡 신임 재무장관은 이같은 정책을 발표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더 많은 세금 감면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은 오히려 그렇지 않아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기고, 재정적자만 확대할 것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독일의 이포 연구소는 당일 “콰텡이 경기 부양을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막대한 감세가 영국의 재정 건전성을 크게 흔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경고가 잇따르자 지난달 26일 영국의 파운드화가 역대 최저로 떨어지고 영국 국채수익률(시장 금리)이 급등하는 등 영국이 전형적인 금융위기 양상을 보였다.

이날 파운드는 달러당 1.04 파운드 아래로 추락했다. 이는 사상 최저다. 본격적인 달러 강세가 나타나기 전인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파운드화는 달러당 1.37파운드에 거래됐었다.

이에 비해 영국 국채 매도가 이어지며 국채수익률은 치솟았다. 영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25%까지 급등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3.15%에 불과했었다.

◇ 미국증시도 급락, 전세계로 전염 : 영국 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미국증시가 급락하는 등 전세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이 흔들리자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는 미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미국 채권수익률이 급등했다. 채권수익률이 급등하자 미국증시는 급락했다.

이날 미국증시는 다우가 1.11%, S&P500이 1.03%, 나스닥이 0.60% 각각 하락했다. 특히 S&P500은 연저점을 경신했고, 다우지수는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 공식적인 베어마켓(하강장)에 진입했다.

미국증시뿐만 아니라 유럽은 물론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 다음은 이탈리아?
: 그런데 문제는 다른 나라도 이와 비슷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선진국도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을 하고 있는데 비해 정부는 재정팽창 정책을 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의 긴장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것이다.

영국에 이어 다음은 새로운 우파정부가 구성된 이탈리아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등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 아시아도 예외 아니다 : 특히 블룸버그는 아시아 국가도 예외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근 달러 초강세 속에서 아시아 통화가 가장 많이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1998년 러시아의 디폴트와 그리스의 부채 위기와 같은 사건은 단일 국가의 위기가 어떻게 전세계로 전파되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영국발 금융위기 같은 사태는 언제, 어디서나 다시 발생할 수 있으며, 아시아도 예외는 아니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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