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어느덧 중년 배우가 된 권상우가 앞으로 청량미가 있는 중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논현로의 한 카페에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위기의 X'(극본 곽경윤/연출 김정훈)에 출연한 배우 권상우, 임세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9월 공개된 '위기의X' 는 명문대학교 출신의 평탄한 인생을 살아온 'a저씨'(권상우 분)가 권고 사직을 당하며 한 순간에 인생 하락장을 빠지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a저씨'는 퇴직금을 주식, 가상화폐 투자로 날리는가 하면 부동산 급 상승장에 집을 마련하지 못해 '벼락 거지'가 된다. '위기의X'는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스타트업까지 현실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화끈하게 망가진 'a저씨'로 분한 권상우의 활약이 컸다. 그는 원형 탈모부터 대장내시경까지 완벽하게 망가지는 'a저씨'로 분해 통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제작발표회에서 "안 웃기면 은퇴하겠다"라고 초강수 발언을 할 수 있을만큼 이었다.
권상우는 이날 인터뷰에서 "은퇴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이어 임세미는 'a저씨'의 곁을 든든히 지키는 지원군이자 사랑스러운 아내 미진으로 분했다. 필요할 때는 따끔한 조언을, 지칠 때는 무한 응원을 보내는 미진은 극 중에서 어쩌면 가장 판타지스러운 인물이었을 것. 임세미는 "아내 역할에는 현실감이 있었지만 판타지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N인터뷰】①에 이어>
-올해 47세로 어느덧 40대 중후반에 접어들었다. 중년 배우로서 배역에 대한 고민은 없나.
▶(권상우)20대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 데뷔해서 빨리 잘 된 편이기도 하다. 군대 갔다와서 모델일을 시작하면서 (연예계 활동을)했다. 조금은 성숙한 나잇대로 생각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전성기가 금방 지나갈 거라 생각했다. 결혼도 33세, 생각보다 일찍하고 빨리 애아빠가 됐다. 결혼과 동시에 배우 포지션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작품하고 여기까지 왔다. 지금은 많이 안정화됐고 작품하는 게 즐겁다.
지금 나잇대까지 저를 찾아주시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선택을 받는 직업이니까. 현장에 있을 때가 너무 즐겁고 소중한 시기다. 그렇게 때문에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커진다. 시간이 지나서 역할이 작아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위기의X'를 촬영한 마음으로 현장에 있다면 내려오는 순간도 즐거울 것 같다. 내려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것 같다.
-권상우의 코미디에 대한 기대가 많이 커진 것 같다.
▶(권상우)어린 친구부터 나이드신 분까지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조금은 건강하고 상큼하고 청량미가 남아있는 중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위기의X' 공개 후 주변 반응은 어땠나.
▶(임세미)처음에는 '너무 재밌다 재밌다' 하다가 나중에는 공감하면서 봤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너무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a저씨'의 아내로서 보였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 친구에게 '결혼 안 한 사람 같았어'라는 말을 듣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너 같은 아내 얻고 싶어' '난 집에서 너 처럼 안 그런다'라는 반응이 재밌었다.
▶(권상우)이번 드라마는 주변에서 재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권상우, 너 연기 잘한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저희 친형이 이 드라마 정말 잘 한 것 같다고 했다. 가까운 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출연 배우들이 현장에서 너무 재밌고 즐겁게 일했다. 보신 분들도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앞으로 한 모든 작업이 '위기의X'처럼 이라면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기에 있어서도 '위기의X'를 생각하면 큰 힘이 될 것 같다.
- '위기의X'를 본 아내 손태영씨의 반응은 어땠나.
▶(권상우)저는 원래 혼자 있어도 빠릿빠릿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음식도 빨리 만들고 청소도 빨리 하는 스타일이다. 결혼이라는 것 자체가 남녀 관계 역할이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드라마에서 아무래도 제가 결혼하고 아이 아빠이기 때문에 어떤 에피소드를 던져줘도 (재밌게)틀어버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 제가 작품을 하면 아내가 적극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준 적은 없다. 냉정할 정도였다.
이번 작품은 아내가 봤는데 100% 칭찬은 안 했다. '많이 공감하겠더라' 하는 게 가장 큰 칭찬이었다. 주인공이 한강 대교를 건너면서 '지금 이 순간 아내가 보고싶다'라고 한 대사가 가장 좋았다. 힘들고 지칠 때 내 편한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잘 표현돼서 좋았다.
-주식의 아픔이 있다고 했는데 손태영 씨의 반응은 어땠나.
▶전혀 터치하지 않는다. 저는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는데 핀잔만 주지 그거에 대해 뭐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임세미에게)부동산 청약을 넣고 있나.
▶(임세미)저는 항상 청약을 넣는다. 저도 주식을 해봤는데 제 취향에 안 맞았다. 그냥 10년 묵히는 것으로 했다. 저는 겁쟁이여서 가만히 있었다. 극 중에서 청약 이야기 나올 때 많이 공감했다. 파이어 족이나 루시도 이야기도 공감을 했다. 인물이 '내가 살려고 다니는거지 좋아서 다니는 건 아니다' 라는 말을 할 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중요한 거구나 생각했다.
-앞서서 청량미가 있는 중년 배우가 하고 싶다고 했다. 본인이 그 길을 만들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권상우)저 같은 경우는 운동을 열심히 한다. 언젠가 만날지 모르는 액션 영화가 있다. 제가 배우가 아니면 이렇게 운동을 못 한다.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은 아니고 배우이기 때문에 항상 관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이병헌 선배님을 보며 저 나이까지 건재하신 것을 보면 위로를 받는다. 이정재 선배를 보고 50을 넘어서도 큰 전성기가 올 수 있구나 하면서 부러우면서 위안이 된다. 또 다른 목표가 생기기도 한다. 열심히 연기를 하면서 영화 제작사를 만들었다. 내년에 제작사 작품을 촬영한다. 선택받아서 하는 작품도 있지만 제작에도 관심이 많다.
-배우를 넘어서 감독으로도 생각이 있는 것인가.
▶(권상우) 감히 감독을 한다고 이야기는 못 했지만 제작을 꾸준히 할 것 같다. 배우가 연출을 하게 되는 것은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이 분명히 올 것 같다.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은 있나.
▶(권상우) 선배님들 작품이 해외를 겨냥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시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 관객분들에게 사랑받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서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게 큰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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