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땅속 거대 실험실에서 우주 비밀 밝혀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05 14:10

수정 2022.10.05 14:10

과기정통부, 강원 정선에 '예미랩' 준공
지하 1천m에 3천㎡ 시설… 세계 6위급
내년부터 암흑물질·중성미자 찾는 연구
[파이낸셜뉴스]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한 거대 지하 실험실이 강원도 정선 지하 1000m 아래 구축됐다. 아직까지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암흑물질과 중성미자를 찾아내기 위해 2023년부터 본격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약 3000㎡ 면적의 세계 6위급 지하실험시설 '예미랩' 준공식을 5일 개최했다. 예미랩은 총 308억원을 투입해 10개 이상의 독립적인 실험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예미랩은 IBS 지하실험 연구단 뿐만아니라 국내 여러 연구기관과 대학 등도 공동 활용키로 했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이날 준공식에서 "특정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거대 연구시설이 세계적 연구 성과 창출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예미랩은 2017년부터 공사에 착수해 2020년 8월 지하터널 공사를 완공했다. 이어서 올해 9월 차세대 대용량 검출기 인프라 구축 공사와 지상연구실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강원도 정선의 지하 1000m에 위치한 지하거대실험실 '예미랩'으로 이 공간에 대형 액체섬광물질 검출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IBS 제공
강원도 정선의 지하 1000m에 위치한 지하거대실험실 '예미랩'으로 이 공간에 대형 액체섬광물질 검출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IBS 제공
세계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론에 따르면, 우주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 중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수소, 산소, 헬륨 등 겨우 4%뿐이다.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한 암흑물질과 중성미자가 96%를 이루고 있다.

암흑 물질과 중성미자는 상호작용이 매우 작아 그 어떤 물질이든 모두 뚫고 지나갈 정도다. 대기권은 물론 흙과 암석, 더 나아가 지구 맨틀과 핵까지 뚫고 지나간다. 때문에 해외에서도 대기중의 다른 우주방사선 간섭을 피해 땅 속 깊은 곳에서 암흑물질을 찾고 있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양양실험실의 실험장비를 이전해 내년부터 우주의 근원을 탐구하는 연구에 들어간다. 특히 중성미자 미방출 이중베타붕괴(아모레2·AMoRE-II) 연구와 암흑물질탐색(코사인200·COSINE-200) 연구 등이다.

강원도 정선의 지하 1000m에 위치한 지하거대실험실인 '예미랩'으로 가는 진입갱도. 차가 다닐정도로 넓게 뚫려있다. IBS 제공
강원도 정선의 지하 1000m에 위치한 지하거대실험실인 '예미랩'으로 가는 진입갱도. 차가 다닐정도로 넓게 뚫려있다. IBS 제공
이와함께 기상청은 국가 지진 관측망 구축과 지진관측장비 성능검증을 위한 실험실을 조성 중이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심부 암반의 거동연구, 지하공간의 특성 평가와 모니터링, 안정성 연구 등을 위해 활용한다. 또한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경북대학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과도 공동 활용을 추진 중이다.


한편, 오태석 1차관은 "앞으로도 정부는 우리나라 기초과학 역량을 높이기 위해 거대 연구시설에 대한 투자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예미랩
기초과학연구원(IBS) 예미랩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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