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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IT템] 버려지는 나무찌꺼기로 바닐라향료에 수소까지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06 06:30

수정 2022.10.06 06:30

UNIST 연구진, 일석이조 친환경 시스템 개발
저렴한 촉매로 리그닌만 분리해 바닐린 생산
바닐린 생산때 나온 전자로 수소만 만들어내
목질계 바이오매스와 인몰리브덴산의 반응으로 리그닌만 선택적으로 분해해 바닐린 등의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얻을 수 있다(오른쪽 위). 이 반응에서 추출된 전자는 환원된 인몰리브덴산에 저장된다. 저장된 전자를 활용해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과 결합한 시스템에 적용하였을 때, 인가되는 전압 없이 태양광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왼쪽 위와 아래). UNIST 제공
목질계 바이오매스와 인몰리브덴산의 반응으로 리그닌만 선택적으로 분해해 바닐린 등의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얻을 수 있다(오른쪽 위). 이 반응에서 추출된 전자는 환원된 인몰리브덴산에 저장된다. 저장된 전자를 활용해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과 결합한 시스템에 적용하였을 때, 인가되는 전압 없이 태양광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왼쪽 위와 아래).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류정기·장지욱·장성연 교수팀이 나무 찌꺼기로 바닐라향료를 만들고, 이때 나오는 전자를 태양광 수소생산 시스템까지 작동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이 작동할때 외부 전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산소는 만들어지지 않고 순수한 수소 기체만 만들어져 효율적으로 수소를 모을 수 있다.

이번 기술개발에 참여한 제1저자 최유리 연구교수는 "이 시스템은 넓은 범위의 태양광을 흡수해 수소를 만들고, 산소나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그린 수소 생산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리그닌만 분리해내기 위해 저렴한 물질인 '인몰리브덴산(PMA)'를 촉매로 사용했다.
저온인 60℃에서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PMA를 넣으면 리그닌만 분해돼 '바닐린'이 만들어진다. 바닐린은 바닐라 향이 나는 무색의 고체 가루다. 바닐린 자체는 단맛이 없지만 식품에 달콤함을 더하는 향료로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사탕 등에 들어간다.

또한 연구진은 리그닌이 바닐린으로 변할때 나온 전자를 추출해 물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기술에 활용했다. 즉, 수전해 기술은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이다.

기존 수전해 방식은 수소와 함께 산소도 만들어져 이를 분리 추출해야 하는 점과 폭발 가능성 등 여러 문제점 있다. 또한 수전해 기술 중 태양광 에너지를 연료로 전환하는 '태양광 수소 생산 시스템'은 높은 에너지가 필요해 전기를 추가해야 한다.

연구진은 리그닌 변환과정 중 얻은 전자로 산소 발생을 막는 수전해 시스템을 설계했다. 또 가시광선 전체 영역의 빛을 흡수하는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을 적용해 수소 생산량을 늘렸다.
그 결과,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은 태양광 아래에서 20시간 동안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해 냈다.

류정기 교수는 "기존 태양광 수전해 시스템보다 적은 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해 냈다"며 "촉매를 활용한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선택적 분해 기술은 셀룰로오스의 구조 변형 없이 리그닌만 분해해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구성 성분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 기술"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3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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