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한이 6일 오후 전투·전폭기 12대를 동원, 우리 군의 특별감시선을 넘어 시위성 편대비행과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앞서 이날 새벽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근래 김정은 정권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다 재래식 무력시위까지 벌이는 등 막 나가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꼴이다,
북한은 최근 이틀에 한 번 꼴로 각종 미사일 도발을 자행해 왔다. 그것도 모자라 이날 항공 무력시위로 우리 공군기 30대를 긴급 출동하게 만든 것이다. 항공유 부족에다 북한 공군이 우리에 비해 전력상 열세인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 도발이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가 이를 제어할 확고한 지렛대가 없으니 문제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수록 한·미·일 공조를 기반으로 외교적 압박을 당연히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을 제재하려고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에도 빈손으로 끝났다. 중·러의 반대로 규탄 결의안조차 채택하지 못하면서다. 우리 국회에서도 북한의 핵 선제공격 법제화를 비판하고 핵실험 등 도발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야당의 소극적 자세로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으니 더 황당하다.
그래도 한·미·일 국방 고위당국자들이 7일 3자 전화통화로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따른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니 다행이다. 다만 말로만이 아니라 압도적 대응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북측이 최근 6차례 미사일 도발 과정에서 발사 지점과 기종을 계속 바꾼 속내가 뭔가. 동시다발적 공격력으로 선제타격 등 한미의 대응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런데도 우리 군이 북한 IRBM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발사한 ‘현무-2C’ 미사일이 뒤쪽으로 날아가 군 골프장에 터졌다. 이처럼 한심한 수준의 억지 역량으로는 국민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외교적 대응 못잖게 빈틈없는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갖추는 게 급선무다. 북한 정권이 끝내 추가 핵실험이란 레드라인을 넘어선다면 우리 또한 9·19 군사합의에 연연할 까닭도 없을 것이다. 북측이 이미 이를 무시하고 있는 데다 ‘현무-2C’ 낙탄 사고에서 보듯 우리 군이 방어 연습을 게을리 하게 만드는 역기능만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이제부터라도 당장 유·무인기로 대북 감시·정찰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한미가 미국 전략자산의 상시 전개 등 확장억제전략을 사전에 구체적으로 합의해 둬야 함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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