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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인천·수원발 KTX 개통 차질 유감.. 발주량 적었다"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1 09:27

수정 2022.10.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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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U-320 고속차량. 현대로템 제공
EMU-320 고속차량.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은 인천발·수원발 KTX 사업이 지연된 것은 자사의 갑질 때문이라는 주장과 관련해 “고속차량 발주 사업이 지연된 것과 관련해 인천시민분들께 심려를 끼친 점에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하면서도 “고속차량은 구매 수량에 따라 제작 금액이 크게 달라지는 주문 제작품"이라고 11일 해명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실은 지난해 코레일이 발주한 차량 입찰에 현대로템이 수량이 적고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응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천발·수원발 KTX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인천발 KTX는 당초 계획했던 2025년 개통은 어렵고 빨라야 2027년부터 운행할 수 있게 됐다.

허 의원은 "민간기업의 이익 때문에 국가가 시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고, 이는 국가에 대한 독점기업의 갑질"이라며 "현대로템의 이런 행태는 국가의 철도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은 당초 코레일이 수원인천발 16량만 발주했었기에 발생한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소량 발주로는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해 적자 수주는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고속철도는 주문 제작품에 해당한다. 주문 제작품이란 일반 공산품처럼 동일 규격의 물품을 대량 생산해 내는 것이 아닌 주문자 수요에 맞춰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규격이나 설계 등을 상이하게 한정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고속차량은 생산에 들어가는 원소재부터 1만2000여종에 달하는 부품에 이르기까지 협력업체로부터 일일이 구매해 조립·제작되는 주문 제작품이다.

현대로템은 “부품마다 발주처의 설계 승인을 받아 고속차량을 제작하고 있다”며 “원소재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철도안전법에 따른 시험 및 검사를 매번 비용을 납부하며 받도록 규정돼 있어 이른바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작원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구조”라고 전했다.

실제 현대로템은 고속차량 제작에 들어갈 때마다 요구되는 부품의 개발비용이나 금형비, 시험검사비 등 1회성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 때 들어가는 1회성 비용은 부품수량에 따라 균등하게 배분되기 때문에 구매 수량이 적을수록 최종 완성차의 제작원가는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예를 들어 1회 검사 비용이 160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이를 16량짜리 고속차량에 나눠 부담했을 때(량당 10원)와 160량(량당 1원)짜리 고속차량에 나눠 부담했을 때 량당 제작 단가가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속차량 제작에는 부품 제조원가나 생산성이 어느 수준 이상이 유지되려면 최소한의 발주 물량이 필요하다는 ‘최소 발주수량’이 존재한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현대로템은 “원가를 낮추고 발주처가 원하는 예정 단가를 맞추기 위해 지난해 발주처인 코레일에 수원인천발 16량과 평택오송선 120량을 통합발주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초 수원인천발 16량만 발주했던 코레일은 현대로템 의견을 반영해 올해 7월 수원인천발 16량과 평택오송선 120량을 합친 136량으로 통합발주를 진행한다는 사전규격공개를 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6년에 발주된 EMU-260 30량 사업에서 예정가격이 예산 대비 77% 수준으로 낮게 책정되면서 손실을 떠안고 계약을 진행하기도 했다"며 "회사는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철도 부문에서만 총 239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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