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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물가 상승 5%대면 금리 인상 지속"… 연말 3.5% 전망 [또 빅스텝… 기준금리 3%시대]

내달 美연준서 자이언트스텝 땐 한미금리차 다시 1%p로 벌어져
한은 내달 세번째 빅스텝 가능성
"부동산값 추가 하락… 고통 클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12일 두번째 빅스텝(한번에 0.50%p 인상)을 밟으면서 시장의 시선은 오는 11월 올해 마지막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로 옮겨가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내년 초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간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또다시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벌써 나온다. 이렇게 되면 올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최고 3.5%까지 높아진다. 이 때문에 침체 국면에 본격적으로 들어선 부동산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부동산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물가·환율, 금리 빅스텝 주요인 부상

한은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면서 올해 마지막 금통위인 내달 24일 금리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내달 역시 빅스텝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이 총재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러한 정책대응이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 확대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 외환부문의 안정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11월 인상 폭에 대해서는 정책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금통위원들 간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어 미 연방준비제도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국제 에너지가격 움직임 등 대외여건 변화와 그 변화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다음번 회의에서의 인상 폭과 그 이후의 금리인상 경로 등을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는 물가가 우선적 고려대상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물가전망에 따르면 내년 1·4분기까지는 5%를 상회하는 물가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근원인플레이션율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연말 빅스텝?…한미 금리차 주목

이 총재는 9월 이후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이 이번 빅스텝의 주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원화의 급격한 절하는 두(가지) 변화를 가져온다"면서 "당연히 수입물가를 올려서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 부분 지연시킬 위험이 늘어나서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화의 평가절하 자체가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역전 역시 금리인상의 주요 변수라는 분석이다. 이날 한은 기준금리가 3.0%가 되면서 미국(3.25%)과의 금리 차는 0.25%p로 좁혀졌다. 그러나 내달 미국이 다시 0.75%p 금리를 높인다면 금리 차는 1.0%p로 확대된다.

이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기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금리인상 수준을 타깃으로 하는 게 아니라 변동 속도 등을 보고 결정한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 고통 본격화

이 총재는 빅스텝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추가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여러 지표가 있지만 올해 1∼8월 실거래가 기준으로 3∼4% 정도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금리가 이렇게 올라가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2∼3년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가고,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이 금융불안의 큰 원인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인상을 통해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부채 증가율이 조정되는 것이 고통스러운 면이 있어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거시(경제) 전체로 봐서는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