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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내년 4월 ‘탑콘 셀’ 본격 생산...한화큐셀 진천공장 가보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3 13:00

수정 2022.10.13 16:31

[진천(충북)=권준호 기자] “탑콘 셀 제조 공정은 기존 퍼크 셀 공정과 호환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미 대규모 퍼크 셀 제조라인을 보유한 진천공장에서 제조하기 적합합니다.”
한화큐셀 충북 진천공장에서 기계가 셀을 제조하고 있다. 한화큐셀 제공
한화큐셀 충북 진천공장에서 기계가 셀을 제조하고 있다. 한화큐셀 제공
지난 12일 방문한 한화큐셀 충북 진천공장 한편에는 내년 상반기 상업 생산을 앞두고 있는 ‘탑콘 셀’ 파일럿 라인이 가동되고 있었다. 라인 옆에는 기존 제품인 ‘퍼크 셀’도 생산되고 있었다. 기판(wafer) 입고부터 출고까지, 언뜻 보면 두 제품의 제조공정은 비슷해보였다.

한화큐셀이 ‘호환성’을 강조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종모 한화큐셀 셀공정 담당은 “두 라인 공정 중 비슷한 것도 많고 동일한 장비도 있다”며 “두 개가 섞여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탑콘 셀은 한화큐셀이 이르면 내년 4월 상업 생산을 시작하는 제품으로 기존 퍼크 셀보다 발전 효율이 약 1%p 높다. 탑콘 셀은 셀에 얇은 산화막을 삽입해 효율을 높인 제품, 퍼크 셀은 셀 후면에 반사막을 설치해 빛을 반사시켜 효율을 높인 제품이다. 현재 탑콘 셀 시제품 효율은 약 24.4%, 퍼크 셀 평균 효율은 23% 수준이다. 서세영 한화큐셀 셀개발팀 팀장은 "1%p라는 숫자가 작아보일 수도 있는데 한화큐셀 태양광 제조 용량이 연간 10기가와트(GW)이기 때문에 이를 곱하면 (1%p 효율 증가시)생산원가를 약 1000억원 정도 줄일 수 있다"며 “내년 발전 효율 계획은 24.85%, 더 욕심을 내면 25%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날 진천공장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혼용 생산’이었다. 진천공장은 기존 퍼크 셀과 탑콘 셀을 함께 생산할 수 있다. 한화큐셀은 기존 퍼크 양산 설비 외에 4개 공정장비만을 추가해 설비 투자 비용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혼용 생산으로 생산 라인의 탄력적 운영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화큐셀 진천공장의 자동화 기술. 권준호 기자
한화큐셀 진천공장의 자동화 기술. 권준호 기자
또 다른 특징은 ‘자동화’였다. 산화막 삽입을 포함해 기판 입고부터 표면 오염물질 제거, 건조, 코팅, 압축까지 대부분 과정을 기계가 진행했다.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중간중간 보이는 사람들은 기판을 담았던 껍데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김 담당은 “현재 진천공장의 공정 자동화율은 100%”라고 말했다.

한화큐셀은 향후 지난 5월 발표한 '셀 생산 향상을 위한 1800억원 투자’ 중 72.2%에 해당하는 1300억원을 탑콘 셀 양산 라인 전환·설비 도입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시험 생산 중인 탑콘 셀 1개 라인은 내년까지 3개 더 증설한다. 4개 라인에서 생산 예정인 탑콘 셀의 규모는 연간 1.5GW다.

특히 탑콘 셀을 활용해 미국 태양광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미국 태양광 시장이 매년 20~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태양광 수출이 1조7000억원 예상되는 진천공장도 내년에는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26년 6월 양산 예정인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과 관련된 연구개발(R&D)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에는 독일 헬름흘츠 연구소(HZB)와 협력해 최대 28.7% 효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탠덤 셀은 상부 셀과 하부 셀을 연결해 상부 셀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가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등 단파장의 빛을 흡수하고 하부셀에서는 실리콘이 적외선 등 장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이론 한계 효율은 44% 수준이다. 한화큐셀은 실제 양산 시 효율이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양병기 한화큐셀 개발팀장은 “기존 셀 대비 최대 2배 이상의 발전 효율을 가진 탠덤 셀 연구개발에 집중, 미래 태양광 시장에서도 기술 격차를 통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 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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