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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들, 中에서 기술자 철수 진행 중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3 14:16

수정 2022.10.13 16:29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반도체 공장 / 사진=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반도체 공장 / 사진=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생산기업에서 직원들을 철수시키는 등 활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국영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러지(YMTC)에 장비를 제공해온 KLA와 램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직원들을 철수시키는 등 현지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결정은 지난 7일 미 상무부가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대한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수출 통제 발표에 따른 것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미국 기술을 군사력에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미 정부가 내린 것으로 반도체 관련 대중국 제재로는 가장 광범위한 것 중 하나로 알려졌다.

미 상무부는 YMTC를 우려되는 기업인 미검증 명단에도 올렸는데 여기 포함될 경우 앞으로 더 엄격한 수출 금지 대상에 추가될 수 있다.

소식통들은 미국 장비업체들이 YMTC에 이미 설치된 장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예정됐던 신규 장비 설치도 일시 중단하는 한편 파견됐던 직원들까지 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장비 업체들은 그동안 YMTC 공장에 직원 20여명을 파견해왔으며 이들은 공장 가동에서 핵심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지원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YMTC는 미래 반도체 기술 개발 등에 차질을 빚게 된다.

중국 허베이성에 본사를 두고 플래시 메모리칩을 생산해온 YMTC는 중국 반도체 업체 중 메모리칩 생산 규모에서 최대이자 세계 생산량의 6%를 제조해왔다. 보스턴 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생산용 장비 공급망의 41%를 미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반면 중국은 5%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번 같은 수출통제는 장비의 판매만 금지하는 것이 아닌 중국에서 첨단 반도체의 개발 또는 생산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미국의 전문인력을 보내는 것도 제한하고 있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매출의 30%를 중국 시장에서 얻고있는 KLA와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3개사는 이번 미 상무부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는 이번 분기 매출 전망을 4억달러(약 5705억원) 낮췄다. 어플라이드는 지난 2·4분기 매출의 약 27%를 중국 시장에서 얻었다. 지난 1개월여 동안 이들 3개 업체의 주가는 20% 이상 떨어졌다.

미 상무부는 중국에서 가동 중인 미국이나 미국 우방국 반도체 기업 시설에 대한 반도체 장비 제공 허가는 앞으로 사안별 심사를 통해 결정하겠으나 중국 기업은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 인텔은 중국 내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도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예외를 적용받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그레고리 앨런은 미국 정부가 YMTC와 SMIC 같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완전 폐쇄를 시도할 것이나 "한국과 기타 다른 외국 업체들은 현재보다 중국 공장에서 증산을 하도록 놔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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