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깜짝 반등’에 호재 기대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에 ‘화들짝’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6 15:38

수정 2022.10.16 15:38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과 경찰 관계자들이 1차 감식을 위해 내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과 경찰 관계자들이 1차 감식을 위해 내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이제 겨우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는데 갑자기 화재라니 월요일 장이 열리는 게 두렵습니다.”(카카오 종목토론방 주주)

지난 14일 깜짝 반등에 성공한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화재라는 악재를 만나 월요일 증시 개장을 앞두고 불안에 떨고 있다. 연초 대비 주가가 반토막 났지만 최근 주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화재로 분위기가 다시 꺾일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4100원(8.67%) 오른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8%대 상승은 지난 3월 10일 이후 7개월 만이다.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강세를 보인 영향에 국내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주가가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 반등 앞두고 '화재' 악재에 흔들
카카오게임즈도 같은 날 주가가 3300원(9.44%) 오른 3만8250원에 마감했다. 자회사 라이온하트의 상장 철회 소식에 그간의 논란을 해소하면서 장중 13.16%까지 오르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카카오뱅크도 5.74%, 카카오페이도 4.94% 오르면서 카카오 ‘사총사’의 주가는 이날 모두 상승 마감했다.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한은의 빅스텝에 따라 한국의 성장주들도 시가총액이 급격히 하락하며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 그룹주는 성장 정체, 쪼개기 상장, 임원진 먹튀 논란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주가가 반토막 났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조정을 충분히 받은 만큼 이제는 반등할 것이라는 평가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종가 대비 -54.3%, 카카오뱅크는 -70.3%, 카카오페이는 -79.3%, 카카오게임즈는 -58.0%를 기록 중이다.

비록 주가는 빠졌지만 카카오는 네이버와 우리나라 플랫폼 양대 산맥이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 등 해외에도 진출을 시도하고 있어 여전히 전망이 나쁘지 않다. 또 성장주의 경우 금리 상승기라 할지라도 기초체력이 되는 기업 실적의 지속성이 구조적으로 전망되거나, 현금 흐름이 개선되는 경우 금리 상승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3·4분기 실적이 양호하고 4·4분기부터 추가될 신규 비즈니스를 고려한다면 최근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면서 “올해 영업이익은 매분기 성장하면서 연간 22.6% 증가가 예상되며, 4·4분기 CPT 비즈보드 매출이 추가된다면 본업에서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가 10시간 넘게 장애를 일으키면서 기업 신뢰에 타격을 입으며 향후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카카오 측이 위급 상황에 대한 대처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면서 기업 가치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투자자들은 "카카오가 '쪼개기 상장'에는 집중하면서 '서버 쪼개기 분산'에는 실패해 장시간 서비스 장애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해외비중 확대 등 주가 반등 계기 마련해야
결국 업계에서는 카카오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이번 화재를 계기로 소비자 신뢰를 되찾고 주주가치 제고에 힘써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카카오 서비스가 멈추면서 전 국민이 불편함을 겪은 만큼 국가 근간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신뢰 회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한 해외 매출 비중도 늘려 신규 시장 개척에 대한 믿음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현재 카카오의 해외매출은 2·4분기에는 4159억원, 상반기 해외 매출은 7613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인 6324억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는 올해 해외 매출 4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3년 내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카카오는 연내 약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 2월 발표한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에서 향후 3년간 잉여 현금 흐름(별도 기준)의 15∼30%를 재원으로 해 5%를 현금 배당, 10∼25%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으나, 카카오톡의 본질적인 경쟁력에는 전혀 문제없다”면서 “광고, 커머스의 주요 사업과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의 성과는 내년 턴어라운드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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