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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SMR 시대, 대한민국이 선도하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6 19:05

수정 2022.10.16 19:05

<소형모듈원자로>
[차관칼럼] SMR 시대, 대한민국이 선도하자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원자력 활용을 확대하는 실정이다. 기존 정책을 바꿔 가동원전의 운영기간을 연장하고, 신규 원전 건설 추진에 한창이다. 유럽연합(EU)은 원자력을 친환경 분류체계인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켰다.

차세대 원전, 그중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형원전에 비해 발전용량과 크기가 작은 SMR은 모듈 단위로 공장에서 생산한 후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담은 일체형 구조로 단순하고, 전기가 끊긴 상황에서도 자연냉각되는 시스템을 갖춰 안정적이다. 전력생산 외에 수소생산, 해수담수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는 장점도 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2035년 SMR 시장은 최대 620조원으로 전망되며, 세계 각국은 70여종의 노형을 앞다퉈 개발 중이다. 미국은 뉴스케일파워사가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SMR 건설을 가속화하고 있고, 연방정부는 추가 10개의 노형을 선정해 연구개발과 실증에 약 5조5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은 자국 노형인 ACP100 건설을 착공했으며, 영국은 2035년까지 10기 건설을 목표로 롤스로이스사에서 UK SMR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도 일찍부터 소형원자로 기술을 선도해왔다. 1997년부터 소형원자로 'SMART'를 개발했고, 2012년에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그동안 축적된 우수한 기술역량을 토대로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SMART의 경험을 토대로 혁신형 SMR을 개발한다. 새로운 노형의 발전용량은 170㎿로 대형원전 대비 안전성을 1000배 이상 높이기 위한 기술을 도입하며, 경쟁모델 대비 경제성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6년간 4000여억원을 투입하고, 기술력을 보유한 공기업 및 민간기업 30여곳과 함께 민관이 협력해 개발에 나선다.

둘째, 용융염원자로(Molten Salt Reactor)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확보에도 내년부터 4년간 290억원을 투자한다. 용융염원자로는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기 위한 냉각재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물이 아닌 용융염을 사용한다. 액체 핵연료인 용융염은 공기에 노출 시 굳어버려 방사성물질의 외부누출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핵연료 교체주기도 길어 새롭게 부각되는 저탄소선박 추진체의 하나로 조선업에서도 관심이 높다.

아울러 원자력 인력양성 정책도 강화한다. 전국 대학의 원자력학과 입학생이 2015년 583명에서 2020년 411명으로 30%가량 급감하는 등 인재육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정부는 우수인력 유입을 위해 현장 의견을 수렴, 연구 및 창업기회를 확대하고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두산 에너빌리티, SK 등 국내 대기업들은 다양한 해외기업과 지분투자 및 MOU 체결을 통해 SMR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우리가 보유한 기술력과 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으면 SMR 시장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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