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논밭의 필름이 분해되면서 비료로 변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7 11:20

수정 2022.10.17 11:20

아주대 이분열·이평천 교수팀, 생분해성 필름 개발
인장강도 760% 향상… 기존 것보다 9배 빨리 분해
아주대 이분열·이평천 교수팀의 생분해성 필름 개발 연구결과가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 화학회지'의 보충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ACS 제공
아주대 이분열·이평천 교수팀의 생분해성 필름 개발 연구결과가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 화학회지'의 보충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ACS 제공


[파이낸셜뉴스] 아주대 이분열·이평천 교수팀이 흙 속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되면서 농작물에 유익한 비료로 변하는 생분해성 필름(PBAT)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PBAT는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수지(PLA)보다 흙 속에서 9배 빨리 분해된다. 또한 이전에 개발된 것들보다 필름을 잡아당겨서 늘어나는 인장강도가 760% 향상됐다.

이분열 교수는 17일 "생분해성 필름을 활용해 밭이나 논에서 사용하는 농업용 필름과 코팅 비료를 대체해 환경 문제의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됨에 따라, 국내·외적으로 많은 연구소와 기업들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개발 및 상용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인위적인 퇴비화 조건인 60℃에서만 생분해 되고 토양의 자연조건에서는 생분해 속도가 매우 느리다. 실질적으로 자연 토양에서는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간주한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서는 고분자 제조과정에서 분자량이 큰 고분자를 합성해야 하는데, 기존 방법으로는 분자량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생분해 속도가 느려지는 한계점이 있다.

연구진은 기존 생분해성 고분자를 대체하기 위해, 일반적인 자연환경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를 만들었다.

인산을 촉매로 사용해 생분해성 폴리에스터를 제조하면 고분자가 만들어질때 인산이 새로운 물질 성분에 들어가게 했다. 이후 금속염을 투입해 만들어진 고분자 사슬을 이온결합으로 연결해 생분해성이 약 9배 가량 향상된 고분자를 얻었다.

이온결합에 사용된 인산의 포스페이트기와 금속은 대부분 비료 성분이다. 이분열 교수는 "비료 성분을 포함한 PBAT가 생분해되면서 천천히 비료 성분을 토양으로 방출, 작물의 생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제 일반 토양에서 200일 동안 생분해성을 테스트한 결과, 이온결합으로 이뤄진 새로운 물질은 기존 PBAT보다 약 9.2배 빠르게 분해됐다.

또한 물질의 특성도 향상됐다. 이번에 개발한 고분자와 기존 고분자 모두 인장강도 측정기기의 연신율 한계점인 760%에서도 파손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됐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 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발표했으며, 보충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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