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악뮤 데뷔 후 8년 만에 솔로 활동 병행
기존 틀 깬 콘셉트 앨범 형식으로 주목
![[서울=뉴시스] 이찬혁. 2022.10.17.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10/18/202210180457117639_l.jpg)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죽음은 환영 받지 못한다.
남매 듀오 '악뮤(AKMU)' 멤버 이찬혁(26)이 8할이 사랑 노래인 대중음악계에 죽음을 중요 소재로 끌어온 것이 낯선 이유다. 데뷔 8년 만인 17일 오후 6시 발매한 첫 솔로 앨범 '에러(ERROR)'에서다.
이날 앨범 발매 전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이찬혁은 "전 죽음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살면서 한 번도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다.
대중음악계에서 죽음의 소재가 이질적이거나 대중이 '왜 죽음을 이야기하지?'라고 반응한다면 죽음이 좀 더 많이 노출돼야 한다는 게 이찬혁의 생각이다. "죽음이 마냥 슬픈 일인 것인지, 아니면 기쁜 일인 것인지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요."
'초월적 자유'를 이야기해온 이찬혁은 과거 자신의 노래 속에서 모순, 즉 '오류'(에러)를 발견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온다면 후회가 없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데서 이번 앨범은 시작됐다.
그래서 이찬혁은 하나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종의 콘셉트 앨범 같은 이번 음반에 수록된 11개 트랙을 소설 또는 영화의 서사처럼 묶었다.
![[서울=뉴시스] 이찬혁. 2022.10.17.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10/18/202210180457141515_l.jpg)
이번 앨범은 악뮤가 지난해 발매한 앨범 '넥스트 에피소드' 수록곡 '벤치(BENCH)'(위드 자이언티(with Zion.T))'가 단초가 됐다. 아무것도 없이 벤치에서 살아도 행복할 자신이 있다고 하는 노래. 이건 이찬혁이 아직도 추구해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 그걸 감당하는 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찬혁은 "'벤치'의 내용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그 노래는 그 노래대로 가치가 있고, 거기서 담아내지 못한 걸 이번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오가는 자신에 대해 이찬혁은 청개구리라고 묘사했다. 악뮤로 해온 것들이 호평을 받을 때마다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에 다른 걸 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다리꼬지마'로 '어쿠스틱 듀오'라는 수식을 들은 뒤 댄스곡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를 선보였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뒤 '어쿠스틱'이라는 틀에 박혀 있는 게 싫어 일렉트로닉을 하길 원했다. 일부에선 웃기도 했지만, 악뮤 다운 근사한 일렉트로닉 '다이노소어'로 그걸 증명했다. 이번 앨범에도 레트로 신스팝, EDM, R&B,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가 실렸다.
이찬혁은 이번 컴백 전 특별한 프로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ARS를 통해 '목격담'의 일부를 공개한 후 일상에서 자신을 목격한 이야기를 전해달라며 "이찬혁을 찾습니다"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유튜브 활동의 하나로 여의도·광화문 거리에 등장했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 객석에서 발견된 건 녹화 현장을 지나다 음악이 들려 즉흥적으로 결정한 관람이었는데 결국 "이찬혁을 찾습니다"와 맞물렸다. EBS TV '딩동댕 유치원' 출연도 이 일환의 하나다.
![[서울=뉴시스] '전국노래자랑'에 나온 이찬혁. 2022.10.17. (사진 = KBS 1TV 캡처)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10/18/202210180457173564_l.jpg)
특히 이찬혁이 작사·작곡한 모든 곡은 담백하고 따듯한 멜로디와 함께 순수한 노랫말로 큰 인기를 누렸다. 둘 다 성인이 된 2019년 정규 3집 '항해'를 내면서 악동뮤지션의 이름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악뮤로 팀명을 굳혔다.
특히 이찬혁은 윤하 '널 생각해'(2015), 트레저 '슬로모션(SLOWMOTION)'(2021), 이승철 '우린'(2021), 아이유 '어푸'(2021), 머드 더 스튜던트 '불협화음'(2021), 이효리 '프리 스마일'(2022) 등을 작업하며 스펙트럼도 넓혀왔다.
팀 멤버가 8년 만에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는 건 다른 팀에 비하면 다소 늦은 편이다. 하지만 이찬혁은 생각보다 빨랐다고 했다. 그는 솔로 활동을 하는 데 10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찬혁은 "재능 있는 파트너인 수현이가 좋은 목소리·가창력을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에 대한 기준점이 높았어요. 솔로를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라, 솔로로 나오면 악뮤와 분명히 다른 지점이 있어여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찬혁. 2022.10.17.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10/18/202210180457175360_l.jpg)
이찬혁은 "악뮤는 굉장히 새로운 캐릭터에요. 나오기 힘든 캐릭터라는 걸 저희도 인지하죠. 이젠 이찬혁이라는 캐릭터가 거기서 분리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 발매를 앞두고 가족이 먼저 들었는데 동생 이수현과 어머니는 눈물을 보였다. "(죽음을 다뤄) 가족들이 들을 만한 소재는 아니죠"라고 했다. "어머니께서는 눈물 한번 훔치시고는 '그래,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하셨다"고 웃었다. '찬혁이 하고 싶은 거 다해'는 소셜 미디어에서 해시태그를 달고 퍼지는 밈(meme)이기도 하다. 그의 개성 넘치는 특별한 행보에 누리꾼들이 보내는 일종의 지지다. 최근엔 '찬혁이 하고 싶은 거 그만해'라는 태그도 나왔다. 이찬혁은 "'하고 싶은 거 다 해' '하고 싶은 거 그만해' 모두 하고 싶은 거 다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고유성을 발견해나가는 이찬혁 식 '에러'라면 언제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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