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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끊긴 '갭투자 성지' 평택…이젠 깡통전세 걱정할 판

김희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9 05:00

수정 2022.10.19 10:18

갭투자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갭투자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하락장 본격화에 불티나게 팔리던 경기 평택시 소액 아파트 갭투자(전세를 낀 매수)도 잠잠하다. 원래 저렴한 가격이었던 만큼 하락분 역시 크지 않지만 전셋값이 매매가를 웃돌며 전세금 안전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금은 안 사요" 평택 갭투자 거래량 급감

19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8~10월)간 경기 평택시의 아파트 갭투자 비율은 7.6%를 기록했다.

이는 반년 전(2~4월) 24.4%보다 16.8%p 급락한 수치다. 갭투자 거래량도 줄었다. 실거래 신고기한(1달)이 모두 경과한 지난 8월 평택 갭투자 거래건수는 35건으로 반년 새 68.8%(77건) 감소했다.
18일 기준으로 9·10월 평택 갭투자 거래건수는 각각 17건, 2건이다.

평택은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최근 1년은 물론, 최근 3개월 기준으로도 갭투자량이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이 유발하는 대규모 직주근접 수요와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의 수도권광역철도(GTX) 평택 연장 공약이 투자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대세 하락장인 지금은 갭투자 열기가 식었다. 평택 고덕신도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삼성전자 직원 수요가 탄탄하다는 기대에 외지인의 갭투자가 많았다"며 "GTX 평택 연장 가능성을 물어오는 투자자도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시장이 좋지 않다 보니 거래도 줄었고 외지인의 문의는 특히나 없다"고 덧붙였다.

묻지마 매수 청년층 "버틸 수 있나"

활발했던 갭투자는 특히 보유자산이 적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뤄져 집값 하락에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6개월(3~8월)간 평택 아파트의 30대 이하 청년층 매수 비율은 34.6%로 전국 비율인 28.1%를 6.5%p 웃돈다. 고덕신도시와 접한 서정리역(수도권전철 1호선) 부근 2억원 미만 소형 아파트에 청년층 매수가 집중됐다.

서정리역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몇 달 전만 해도 젊은 사람이 매물을 보지도 않고 몇 채씩 사들이고는 했다"면서 "향후 청약을 노리는 전세 수요자가 많아 소액으로 갭투자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데 버틸 자금이 있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정리역 인근 소액 아파트들은 전세가가 매매가를 웃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정트인자리애2차 전용 24㎡의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 9월 9900만이다.
반면, 최근 전셋값은 10월 1억1000만원으로 매매가를 넘어서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 단지 실거래가 최고액은 1억2300만원으로 2400만원(19.5%) 내린 상태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 팀장은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대출 금액이 적은 2억원 이하에서는 전셋값 하락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며 "갭투자 주택의 전세 세입자로서는 계약 만료 이후 집주인이 새 세입자를 찾지 못하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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