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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더 강해지는 중국 다루기’ 복안 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8 18:23

수정 2022.10.18 18:23

[fn광장] ‘더 강해지는 중국 다루기’ 복안 있나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에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들고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 건설하기 위해 단결, 분투하자'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긴 제목에서 단결과 분투에 눈이 갔다. 미국은 분열되어 있고, 중국은 단결되어 있다. 분투, 이제 목표한 고지에 거의 다 왔으니 최선을 다하자! 시 주석은 중국의 부흥을 역사적 필연으로 믿고 있다. 신념처럼 두려운 무기는 없다.



중국은 이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국가에서 시진핑 특색의 권위주의 국가로 변모 중이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시기에 집중되었던 권력이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기에 집단지도체제로 분산되었다가 시진핑에 다시 집중되고 있다. 건국 지분을 가진 집안 출신에 중국몽을 실현하려는 사명감이 가득하다. 권력에서 하방되었다가 도광양회로 다시 최정점에 오른 권력의지가 남다르다.

오는 23일 당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 후 시 주석의 차기 지도부 구성을 알 수 있어 전망은 조심스러우나 이토록 막강한 시 외교는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개인적 자존감과 국가적 핵심이익을 강하게 방어하면서도 3기 집권 안착으로 인한 여유와 자신감에서 전술적으로는 유연해질 수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전면 대결은 피하고 싶지만 불가피 시 피하지는 않을 듯하다. 중국의 굴기에 있어 한번은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로 본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는 중국을 미국의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금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향후 10년의 전략을 구체화하는 시기"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비전을 만들고 전략을 집행할 수 있는가? 중국의 10년 전략, 미국의 10년 전략 사이 본격 승부가 시작되었다.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되면 북한을 먼저 찾는 관례를 깨고 2014년 시 주석은 한국을 먼저 방문했다. 분명한 한국 중시 암시였지만 사드(THAAD) 사태를 거치면서 다시 남북 모두와 등거리를 유지하는 두 개의 한국 정책으로 회귀하였다. 한반도에서의 불확실하고 불가측적 변화보다는 평화와 안정이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만큼 소위 '3개의 무조건', 한반도의 무조건 안정, 무조건 평화, 무조건 참여를 추구할 듯하다. 역내 동맹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미국만 좋으라 응해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 때문에 북한발 위기를 악화시킬 생각도 없지만 그렇다고 적극 해결할 의지도 없다.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한국 외교가 보수화되고 있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포함한 한미동맹 강화뿐만 아니라 윤 정부 들어서는 이전엔 말로만 하던 것들이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일 중국의 신장위구르족 인권침해 의혹과 관련 서방국가들의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 토론회 개최안에 한국이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중국은 한국 관리 차원에서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윤 정부의 중·후반기로 가면서 한중관계의 악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차하면 한중관계는 사드 때보다 더 대립적일 수 있다. 이번 정부는 과연 '더 강해지는 중국 다루기'에 복안은 있는가? 한중관계에 보이지 않는 지뢰밭이 깔려있다.

■약력 △54세 △대만중국문화대 문학사 △런던정경대(LSE) 비교정치학 석사 및 국제관계학 박사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자문위원 △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황재호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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