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커창 총리, 리잔수 현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퇴임할 듯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왕후닝(67)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지명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사실이면 차기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거론됐던 리커창(67) 총리와 리잔수(72) 현 상무위원장은 퇴진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권력 서열 3위 자리다.
학자 출신인 왕 서기는 막후에서 움직이는 책사로 꼽힌다. 1995년 당 중앙정책연구실(중국 공산당 싱크탱크) 정치 조장이 된 후 2002년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총책임자), 2007년 중앙위원회 위원(200여명), 2012년 중앙정치국 위원(25명), 2017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7명)으로 5년마다 수직 상승했다. 순수 대학교수 출신이 일선 관료로 일해 본 경험 없이 상무위원으로 올라간 된 사례는 중국 공산당 역사상 처음으로 알려졌다.
왕 서기는 중요한 국빈 방문과 시찰에 자주 시 주석과 동행했다. 시 주석이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홍콩을 방문한 지난 7월에도 곁에 있었다.
왕 서기는 국제관계 전문가로도 분류된다. 7명 상무위원 중 유일하게 미국 생활 경험을 갖고 있다. 1988년 미국정치학회(APSA) 초청으로 6개월간 3개 미국 대학 방문교수를 맡았다.
그는 2018년 당헌 개정과 2021년 11월 역사 결의 등을 통해 시 주석을 마오쩌둥 반열에 올려놓고 1인 통치 체제 구축에 앞장 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시 주석의 ‘중국몽’ 설계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SCMP는 “왕 서기가 2017년 당 최고 지도부로 승진하기 전까지 15년 동안 당 싱크탱크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을 맡았다”라면서 예상대로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된다면 시 주석이 업무보고에서 밝힌 대전략을 실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중국을 세계 강대국 중 선두로 끌어올리고, 서방의 모델을 따르지 않고 중국의 독자적인 길을 그려내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전인대 상무위원장 자리는 리커창 총리가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로써 리 총리의 퇴임 가능성은 커졌다. '7상8하(67세 유임하·68세는 은퇴)' 원칙으로 현 리잔수 상무위원장도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관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산당 지도자들과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17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 리시 광둥성 당 서기,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이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신임 위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CMP도 다른 기사에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최대 4명까지, 중앙위원회 위원은 절반 가까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며 리창·리시·딩쉐샹과 함께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에 입성할 유력 후보라고 관측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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