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3高에 엔화 추락까지' 초긴장하는 기업들…"불확실성 더 커졌다"

뉴스1

입력 2022.10.19 15:22

수정 2022.10.19 16:12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삽화. 22.09.2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삽화. 22.09.2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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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김종윤 기자 = 일본 엔화 가치가 '버블경제' 때인 1990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산업계도 '환율 공포'가 커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 산업의 수출 경합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높다. 당장 자동차와 일부 기계, 석유화학 업종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

경기 침체도 문제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이 겹친 '3고' 상황에서 엔화 가치까지 하락하면서 시장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은 물론 아시아의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요 위축은 물론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추락하는 엔화…日 수출 경쟁력 상승에 韓 산업 '긴장'

19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장중 149.08엔까지 치솟았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엔에 가까워졌다.

엔화 가치의 추락은 한국 경제에도 부담이다. 엔저 현상이 심화되면 산업 구조가 유사한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1달러가 100엔일 때 일본 기업들이 100엔짜리 물건 3개를 수출하면 들어오는 돈이 300엔이지만 1달러가 150엔일 때는 450엔을 얻을 수 있다. 일본 기업 입장에서는 100엔짜리 물건을 80엔, 90엔으로 싸게 팔아도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실제 2010년대 초중반 엔·달러 환율이 80엔에서 120엔대까지 빠르게 오르면서 한국 수출 기업들이 고전한 바 있다.

그나마 한국과 일본의 수출경합도(한국무역협회 기준)가 2015년 0.487에서 지난해 0.458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일부 품목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수출경합도는 1에 가까울수록 무역 구조가 비슷해 경쟁이 심하다는 의미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도 "양국의 수출 경합도가 예전보다 줄었지만 자동차·일부 기계·석유화학 등 일부 중첩된다"며 "엔저의 장기화와 글로벌 수요 둔화가 겹친다면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 연구위원은 "최근 무역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엔저가 겹친다면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안 그래도 힘든데"…엔저에 커지는 불확실성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상황에서 엔화 가치 하락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 심리를 더 키우고 있다. 일본은 물론 아시아 전체의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엔화와 위안화의 가치 급락이 아시아 국가의 금융시장 변동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일본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 글로벌 펀드들이 아시아 지역 전체에서 자금을 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엔화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달러당 150엔'이다. 골드만삭스의 전 수석 통화 전략가인 짐 오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엔화가 달러당 150엔과 같은 특정 수준을 넘어서면 1997년 같은 아시아 외환위기의 혼란이 올 수 있다"며 "자본이 아시아에서 대거 이탈하는 트리거(방아쇠)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도 "아시아 금융시장 전체 펀더멘탈이 흔들린다는 외국인의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1400원대인 원·달러 환율 역시 달러 강세 심화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 고환율로 인한 수입 부담 등이 늘어날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부 소재나 부품 수입 등에서 수혜를 누릴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마냥 반기기 힘들다"며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보이지 않는 피해가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고, 아시아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 기업들의 충격이 커질 것"이라며 "환율이 안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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