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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D램 매출 40% 차지… ‘서버용’ 시장도 얼어붙나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9 18:32

수정 2022.10.19 18:32

출하량 증가율 5.1→ 내년 3.7% 전망
경기침체에 기업 설비투자 축소
美의 ‘반도체 中수출금지’ 영향
데이터센터 투자도 위축 우려
삼성·SK D램 매출 40% 차지… ‘서버용’ 시장도 얼어붙나
경기 위축과 고물가 등의 여파로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둔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효자'인 서버용 D램 시장마저 내년에 성장률이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9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연간 서버용 D램 시장 출하량 증가율은 올해 대비 3.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서버용 D램 출하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5.1%였다.

서버용 D램은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쓰이며 PC용보다 부가가치가 높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완화로 고객사들이 기존에 발주한 주문 물량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경기 위축 및 물가 급등의 여파에 기업들의 자본지출(설비투자) 기조가 보수적으로 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상무부가 엔비디아, AMD 등 자국 기업들에 대해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막은 것이 서버용 D램 시장의 큰 악재로 꼽힌다.
중국이 고성능컴퓨팅(HPC)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통상 10만대 이상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어서다.

서버용 D램 부진은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에겐 악재다. 지난해 말부터 제기된 D램 업황 부진 우려를 깨고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기록한 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 투자를 대폭 확대한 영향이 컸다.

특히 당초 전망보다도 서버용 D램 시장의 둔화세가 가파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서버 시장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연중 강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매출에서 서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준으로 추산된다. 트렌드포스는 DDR4의 재고 증가 등의 여파로 4·4분기 전체 서버용 D램 가격 낙폭이 전분기 대비 13~18%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DDR4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2배 이상 높은 차세대 D램 규격 DDR5 제품을 속속 개발하며 서버용 D램 시장 둔화에 대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D램 시장에서 DDR5 출하량 비중은 올해 4.7%에서 2025년 40.5%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DDR4를 크게 웃도는 가격과 최근 가격 하락세로 본격적인 시장 개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4분기 DDR5의 고정거래가격은 전분기 대비 3~8% 하락해 같은 기간 DDR4(0~5%)보다 가격 낙폭이 컸다.


트렌드포스는 "미국의 중국 수출 금지 조치가 전체 서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당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향후 수출 금지 범위가 확대되면 내년 중국의 서버 출하량이 크게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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