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FA 신임 회장 표운용 브록대학교 교수 경제전망
표운용 미국 브록대학교 교수( 사진)는 2023년 한국경제 위기와 기회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가 경제전문가 66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63%가 내년 경기침체를 예상했다. 지속되는 강달러, 불어나는 한국 내 가계부채도 부담이다.
―미국을 필두로 한 세계 주요국의 공격적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내년 미국과 한국 등 글로벌 경기 전망은.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소비는 준데다 기업엔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 투자는 위축되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과 한국 경기침체가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수렁은 내후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인상 기조는 언제 마감될까. 최대 금리는 얼마로 예상하는지, 또 예상 금리인하 시점은.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다른 주요 국가들도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금리인상 기조는 내년 초 마무리될 전망이며, 최대금리는 4~4.25%로 예상한다. 경기침체 심화에 더해 미국 국채에 대한 이자부담 증가로 내년 하반기쯤엔 금리인하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달러인덱스가 115를 넘어서는 등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유와 내년 전망은.
▲미국의 경제 역동성이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강하다. 미국의 선제적이고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해 다른 주요 국가들이 과감히 대응하기 어려운 탓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에너지와 자원 수급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 와중에 미국은 에너지, 자원 수급 영향이 미미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계속되는 경기침체를 방관할 수만은 없기 때문에 금리인하 조치를 취하는 내년 하반기에는 달러가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 6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정부는 어디에 역점을 두어야 하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한국 기업 원가 경쟁력 개선이 절실하다. 기업들이 R&D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정부 뒷받침도 필요하다. 기존 강점인 철강, 석유화학, 전자제품 등에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후발 주자들에게 쫓기기보다는 생명공학, 기계, 장비, 부품개발 등에 중점을 두고 큰 보폭으로 앞서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 지원이 소수 대기업에 편중되기보다 다수 중소기업에까지 확장되는 게 바람직하다. 노동자에 대한 공평한 분배까지 고려하면 닥쳐오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한국 경제의 IMF급 위기 가능성은.
▲과거 외환위기가 한국과 동남아시아에 국한됐다면 현재 위기는 기축통화를 쓰는 미국과 자원이 풍부한 러시아를 제외한 세계 국가들 공통 현상이다. 외환 보유액 규모로 볼 때 IMF급 위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혹여 그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외환위기가 전 세계로 퍼질 우려가 있다. 다만 그 여파가 미국에 부메랑이 돼 돌아오게 될 것이므로 그 전에 미국이 대책 마련에 들어갈 전망이다.
―한국정부의 가계대출 정책에 대한 생각은. 대안이 있다면.
▲한국 정부의 가계대출 정책에서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국내 가계대출 중 상당 부분이 부동산 대출이므로, 그 구매수요를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 실수요자를 제외하고 투기 목적을 가진 구매자들에게 종합부동산세나 보유세 등을 중과해 가계대출 수요를 원천 줄이는 방안도 요구된다.
―한국정부의 노사간 사회적 합의 정책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강력한 노동조합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거치는 절차가 최우선 과제다. 정치적 부담을 넘어 장기적 관점으로 일관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노사간 사회적 합의에는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하는 방향이 옳다. 기업 어려움에 노동자가 이해하고 동참할 때, 기술개발과 원가절감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투명한 기업 경영, 또 원만하고 온건한 노동조합 활성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과 근로자의 연대가 필수적인 셈이다.
―1년간 KAFA를 이끌어갈 계획은
▲KAFA 회원들이 우수한 논문을 보다 많이 발표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 회원들 간 토론과 협업의 기회를 늘리겠다. 또 한국 금융기관, 연관학회와도 협력해 북미에서의 연구 성과를 국내 학자들과 공유하겠다. 한국의 학문적 발전을 이루는 게 목표다. KAFA의 지속적 연구지원을 위해 KAFA의 재정지원을 원활하게 하도록 KAFA 펀딩을 지속적으로 애쓰려 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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