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테크

빅스텝에 대출 부담…'가을 한파' 주택 경매시장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4 05:00

수정 2022.10.24 04:59

최근 경매시장에서 주거시설 관련 신규 물건은 쌓이지만 입찰자들의 관망세가 커지면서 낙찰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서울 롯데월드타워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뉴시스
최근 경매시장에서 주거시설 관련 신규 물건은 쌓이지만 입찰자들의 관망세가 커지면서 낙찰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서울 롯데월드타워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주택 경매 시장은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경매시장에서 주거시설 관련 신규 물건은 쌓이지만 입찰자들의 관망세가 커지면서 낙찰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경매물건은 증가하지만 입찰자 입장에서도 대출 부담을 느끼면서 ‘경매 거래절벽’도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공급 늘지만 수요 줄어 '경매 절벽' 현실화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은이 이달들어 기준금리를 연 3.00%로 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6개월 연동 기준)도 현재 연 5.09∼7.308%까지 상승했다.
9월 말(연 4.510∼6.813%) 보다 상·하단이 각각 0.495%포인트, 0.580%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11월 한 번더 빅스텝에 나설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8%대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는 금리가 오르면 경매의 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봤다.

경매 공급 측면에서는 가계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경매 물건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봤다. 강남구 소재 A공인중개사는 “은행 대출 채무자가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주택담보 물건을 매도하려고 해도 매수세가 말라붙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주택시장 거래가 침체되면서 담보물권 처분이 어려워 경매시장으로 채권회수 절차를 밟는 경우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전국 주거시설(아파트·다세대·연릭주택 등) 경매 현황
(건, %, 명)
기간 진행건수 낙찰건수 낙 찰 율 낙찰가율 평균응찰자(응찰자有)
2022년 1월 3,335 1,282 38.40% 86.50% 4.6
2022년 2월 3,161 1,336 42.3% 86.4% 5.2
2022년 3월 3,776 1,529 40.5% 87.4% 5.5
2022년 4월 3,472 1,454 41.9% 87.8% 6.1
2022년 5월 4,125 1,594 38.60% 87.30% 5.4
2022년 6월 3,512 1,353 38.50% 86.80% 4.9
2022년 7월 3,349 1,252 37.40% 83.40% 4.6
2022년 8월 3,960 1,368 34.50% 81.30% 4.4
2022년 9월 3,616 1,075 29.70% 79.90% 4.4
(지지옥션)
9월 낙찰가율 79.9% 하락세 지속

경매 입찰자 관망세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매 낙찰대금 지급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등을 해야 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해 구매력이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주택가격 하락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물건을 취득할 수 있는 경매 메리트가 줄어들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전국 주거시설(아파트·다세대·연릭주택 등) 진행 건수는 3616건으로 이 중 낙찰건수는 1075건(낙찰률은 29.7%)이다. 전년동월 진행 건수는 3245건, 낙찰건수는 1435건(낙찰률 44.20%)이다. 경매가 진행된 물건은 많은 반면 실제 낙찰로 이어진 건수는 줄어든 셈이다. 올들어 진행 건수는 3100여건에서 4100여건을 오가지만 낙찰률은 2월부터 계속 하락세다.

전국 주거시설 낙찰가율 역시 하락하고 있다. △5월(87.30%) △6월(86.80%) △7월(83.40%) △8월(81.30%) △9월(79.90%) 순이다. 낙찰가율은 경매 물건의 감정가(100%) 대비 낙찰가 비율로 100% 이하면 감정가액보다 낮게 낙찰된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인기가 저조하다는 의미다. 물건 당 평균 응찰자 수도 △4월(6.1명) △5월(5.4명) △6월(4.9명) △7월(4.6명) △8월(4.4명) △9월(4.4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에 따라 당장 경매물건이 쏟아지진 않지만 점차 늘어날 것으로 봤다. 반면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만큼 입찰자의 주택 경매 옥석가리기는 심화될 것으로 봤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2년 주택가격이 급상승하면서 갭투자를 통해 내집마련을 많이 한 만큼 대출 상환 부담에 경매 물건이 조금씩 늘어날 것”이라며 “입찰자가 경락잔금대출 등을 통해 매각대금을 마련한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유사한 수준이라서 자금 조달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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