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끝을 모를 정도로 치솟고 있다.
24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52만5500위안(1억368만원)이다. 리튬 가격이 톤당 50만위안을 넘은 것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평균 가격인 톤당 11만3680위안(2246만원)보다 362.3%나 올랐다. 올해 초 26만4500위안(5220만원)과 비교하면 10개월여만에 2배로 뛰었다.
리튬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은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 때문이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핵심 원료다.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을 배합한 전구체에 리튬화합물을 섞어 만든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리튬 수요는 올해 52만9000톤에서 2025년 104만3000톤, 2030년 273만9000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도 리튬 가격 상승에 부채질을 했다. IRA에 따르면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판매에서 세액 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생산된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장착해야 한다. 광석 비중은 2023년 40%에서 2027년 80%로 늘어난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문제는 중국에 대한 정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단순 생산의 경우 중국(14%)은 호주(40%), 칠레(18%)에 이어 세계 3위이지만 탄산리튬, 수산화리튬 등 리튬화합물 생산량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IRA 시행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이 탈(脫) 중국을 시도하면서 리튬화합물 가격이 더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리튬 가격 급등 및 IRA 대응을 위해 리튬 공급망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배터리 판매 가격에 반영되도록 완성차업체들과 계약을 맺었지만 가격 경쟁력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의 아발론, 스노우레이크로부터 각각 수산화리튬 5만5000톤, 20만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앞서 △캐나다 시그마리튬에서 리튬정광 69만톤 △미국 리튬 생산업체 컴파스 미네랄(Compass Minerals)이 2025년부터 7년간 생산하는 탄산·수산화리튬의 40% △유럽 리튬 생산업체 독일 벌칸에너지에서 수산화리튬 4만5000톤 △호주 라이온타운에서 수산화리튬 원재료 리튬정광 70만톤을 확보했다.
SK온도 호주 글로벌리튬과 지난달 리튬 정광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달엔 호주 레이크리소스의 지분 10%를 매입하고 친환경 고순도 리튬 23만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소재 가격-배터리 판매 가격 연동 계약을 맺은 만큼 리튬 가격 폭등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호주, 캐나다 등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한 원소재 공급망 다양화, 판매가격 연동 등의 노력을 통해 원자재 변동성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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