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진 이장호 기자 = 정부가 24일 필리핀 세부공항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의 활주로 이탈(오버런) 사고와 관련해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고 후속조치를 위한 전문가 현지 파견 협의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 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0시7분쯤(한국 시간) 대한항공 여객기(KE631편)가 악천후 속 세부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하며 발생했다. 해당 여객기는 전날 오후 6시35분쯤 인천에서 세부를 향해 출발했다.
여객기는 기상 악화에 따라 2차례 착륙시도 후 복행(고어라운드)하려 했으나, 여객기의 비상 메시지가 표출돼 비상 상황 선포 절차에 따라 착륙을 시도했다. 그러나 착륙에는 성공했지만 여객기는 활주로를 벗어나 수풀에서 멈췄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기에 탑승한 승객은 162명(승무원 포함 173명)으로 파악됐다. 국적별로 미국 64명, 한국 47명, 필리핀 30명, 캐나다 5명, 러시아 4명, 영국 3명, 일본·몽골 각각 2명, 브라질·핀란드·네덜란드·노르웨이·인도 각각 1명씩이다.
탑승객들은 모두 인근 호텔 등에 투숙 중으로, 정부는 필리핀 세부 대한민국 영사관과 협조해 추가 병원 방문자 등이 있을 경우 사고수습본부로 연락을 요청한 상태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하동수 항공정책실장을 반장으로 한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수습에 나섰다. 현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관 3명과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 2명의 현지 파견을 위해 항공편 협의 등을 준비 중이다.
사고가 난 활주로는 사고기가 활주로 끝단을 벗어나 정지한 상태로 있어 패쇄 중이다. 정부는 세부공항 측과 사고기 견인 등의 조치를 위해 협의 중으로, 활주로 정상운영 재개에 맞춰 대체 항공편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인천에서 23일 오후 8시29분쯤 출발한 진에어 025편(탑승객 93명)이 인근 클라크공항으로 회항했고, 연료 보급 후 이날 오전 7시16분쯤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이날 새벽 세부에서 인천으로 출발 예정이던 제주항공 2406편(탑승객 177명)은 운항이 지연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부산에서 출발 예정이던 에어부산 771편은 결항 조치됐다. 이날 오후 7시50분쯤 인천에서 출발 예정인 세부행 진에어 025편은 현지 공항 상황 등을 확인한 뒤 운항 여부를 결정 예정으로, 해당 항공사에서 승객들에게 운항계획을 공지·안내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1시 유관 임원들이 모두 모이는 총괄대책본부를 소집하고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대한항공 측은 폐쇄된 활주로가 재개되는 즉시 B777-300ER 기종을 투입해 보항편을 운항하고 추가 지원 인력을 파견할 계획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이날 사과문을 발표하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탑승객들과 가족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우 사장은 "당사는 상황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탑승객들께서 불편함이 없게 안전하고 편안히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지 항공 당국 및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조기에 상황이 수습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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