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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비 20조’ 폴란드, K방산 수십조 쇼핑… 대금지급 문제 없나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4 18:07

수정 2022.10.24 18:07

근접국가 우크라 전쟁 휩싸이자
국내산 무기 무더기 수입 결정
국방예산 한국의 절반 못 미쳐
나토 지원받지만 계약규모 상당
인니 미납 전철 밟을까 우려도
‘국방비 20조’ 폴란드, K방산 수십조 쇼핑… 대금지급 문제 없나
폴란드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에 이어 다연장로켓 '천무' 수입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도입까지 본격 검토에 나섰다.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 수출의 큰손으로 떠올랐지만 향후 수십 조원의 무기 대금 지급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K-방산과 계약 규모만 수십조원

2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는 지난 8월 폴란드 군비청과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48문 수출을 위한 57억6000만달러(약 8조2944억원) 규모의 1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본계약 전 단계인 기본계약 당시 폴란드는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을 도입하기로 했던 것을 감안하면 2차 계약은 1차 계약보다 훨씬 더 큰 규모가 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맺은 FA-50 경공격기 48대에 대한 이행계약도 30억달러(약 4조3463억원) 규모다. 최근 한화디펜스가 폴란드 군비청과 체결한 천무 288문에 대한 기본계약도 60억달러(약 8조628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계약인 이들 사업의 총 수출 규모는 수십조원에 달한다.

물론 폴란드가 이렇게 국내 무기를 무더기로 계약한 데는 이유가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나토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던 우크라이나가 전란에 휩싸이면서 러시아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8억1000만달러(약 2조5964억원)어치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도 이같은 지정학적 요인이 작용한다.

■"대금 제대로 받을지 걱정… 계약 철저히 따져야"

관건은 폴란드의 무기 대금 지급 여력이다. 한국 국방예산이 54조원을 넘는 반면 폴란드 국방비는 20조원을 밑돈다. 폴란드는 3월 통과된 국토방위법에 따라 국방비 지출을 올해 GDP의 2.2%에서 내년에 최소한 3%로 늘린 뒤에도 5%까지 계속 증액할 계획이다. 또 서방 집단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최전선에 있는 동맹국인 만큼 NATO 지원도 받는다.

그럼에도 수십조원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국형 전투기 KF-21 개발사업 대금을 미납 중인 인도네시아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닌지 우려가 제기된다.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은 "폴란드 같은 경우 나토에서 경제 지원을 받지만 지금 우리나라와 무기 계약한 것만 해도 수십조원인데 감당할 수 있을까 싶다"며 "폴란드 국방 예산도 한계가 있는데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너무 수출 업적 홍보 차원에서 계약을 성급히 추진하다 보면 나중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무기 거래란 게 늘 상대국 정권이 바뀌면 무산되는 경우도 많은데, 계약할 때 돈을 받을 수 있는 시점 등을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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