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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中 반도체 일부 생산중단… 삼성·SK는 ‘고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4 18:12

수정 2022.10.24 18:12

美 반도체 수출규제 동참 움직임
中 매출비중 큰 국내업계는 눈치
TSMC, 中 반도체 일부 생산중단… 삼성·SK는 ‘고심’
전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대만 TSMC가 일부 중국 고객사의 첨단 반도체 위탁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장비 수출 제한 조치가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내린 결정이다. 중국을 반도체 생산의 핵심 거점이자 수출국으로 두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규제 동참을 요구하는 대외 압박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비런 테크놀로지'의 실리콘(Si) 위탁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비런의 AI 반도체 칩이 미국 엔비디아 'A100'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비런의 제품이 미국 제재 대상에 해당되는지 결론이 나지 않았음에도 TSMC가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해석이다.

이달 초 미 상무부는 18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나노 이하 시스템반도체인 로직칩을 생산하는 미국 기업에 대해 별도의 승인을 받아야만 중국 반도체 기업과 거래할 수 있는 사실상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업계는 TSMC의 이번 결정에 대해 대중국 규제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선언적 조치로 해석했다. TSMC는 지난해에도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업체 '페이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자 해당 기업의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

KLA·램리서치 등 미국 기업들에 이어 반도체 업계 영향력이 큰 TSMC도 대중국 규제에 나서며 중국 매출 및 투자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고심이 한층 커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낸드플래시 공장, 후공정 공장을 두고 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량의 40%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을, 자회사 솔리다임의 낸드 공장은 다롄에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97~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대중국 투자 금액은 170억 6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대미 투자 규모(38억달러)의 5배 수준에 달했다.

특히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의 유일한 경쟁자인 삼성전자는 초미세공정을 포함해 전 공정에서 중국 기업을 고객사로 다수 확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업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3나노미터 공정의 첫 고객사도 비트코인 채굴용 주문형반도체(ASIC)를 설계하는 중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판세미'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중국 매출 비중은 TSMC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동향을 면밀히 지켜보며 국내 기업들이 정부와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