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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호황 끝났다… 美 5대 빅테크 3분기 매출 ‘기대 이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4 18:13

수정 2022.10.24 18:13

알파벳·아마존·애플·메타·MS
美 금리 인상·달러 상승이 발목
작년 동기 실적 대비 9.2% 증가
IT 수요 줄고 경기침체 길어져
핵심 광고비용 삭감도 걸림돌
팬데믹 호황 끝났다… 美 5대 빅테크 3분기 매출 ‘기대 이하’
미국의 5대 IT기업들이 3·4분기 매출 증가 폭이 지난해보다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급증했던 IT 수요가 급감한 데다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광고주들이 광고를 크게 줄인 탓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취합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의 3·4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미국 경제매체 야후파이낸스는 시장조사업체 잭인베스트먼트리서치를 인용해 올해 3·4분기에 5대 기업 매출 합계가 전년동기 대비 약 9.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5대 기업의 매출 합계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팬데믹에 따른 IT 수요가 급증하면서 29% 증가한 1조4000억달러(약 2013조원)에 이르렀다.

MS와 알파벳은 오는 25일에 실적을 공개한다.
메타는 26일, 애플과 아마존은 27일에 3·4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이들 IT기업 외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161개가 24일부터 일주일 동안 실적발표를 진행한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의하면 21일까지 1주 동안 실적을 공개한 약 20%의 S&P500 기업들 가운데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전망치를 넘긴 경우는 72%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팬데믹이 점차 수그러들면서 여행과 레저 업계가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보는 한편 최근 금리 인상으로 금융업계의 실적이 나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이와 달리 팬데믹으로 호황을 누렸던 IT업계는 사정이 좋지 않다. 미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웜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자 보고서에서 2020~2022년 사이 애플의 아이패드가 일반적인 추세에 비해 약 4180만대 초과 판매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팬데믹에 따른 재택 활동 증가 때문에 기기 교체 주기가 일시적으로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애플 기기에 대한 수요가 지난해처럼 계속 왕성하진 못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매출이 지난해와 같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팩트셋이 추정한 애플의 3·4분기 매출액은 887억달러로 전년 동기(834억달러)보다 약 6% 늘어날 전망이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로 광고주들의 광고 지출이 줄어든 것도 걸림돌이다. 세계 최대 생활용품기업이자 핵심 광고주 가운데 하나인 프록터앤드갬블(P&G)은 이달 발표에서 세계적인 매출 감소를 의식해 광고비용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이자 광고 영업에 크게 의존하는 메타의 매출은 3·4분기에 약 5% 줄어들 전망이다. 메타는 2021년만 해도 매출이 연간 37% 급성장했으나 지난 2·4분기에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1%)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달러가치 상승도 IT기업들의 발목을 잡았다. 알파벳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연간 41%에 달했지만 올해 3·4분기에는 10%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알파벳이나 MS처럼 해외에서 현지 통화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기업들은 달러 가치가 올라갈수록 손에 쥐는 수입이 줄어들기에 필연적으로 해외 서비스 가격을 올려야 한다.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연간 22%였던 매출 성장률이 올해 상반기 7%로 급감했지만 3·4분기 매출은 소폭 반등할 전망이다. 앞서 아마존은 할인행사인 프라임데이를 2차까지 진행하며 공격적인 판촉 전략을 선보였다.


FT는 IT기업들이 부정적인 매출 전망을 되돌리기 위해 원가 절감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메타는 지난달 발표에서 대부분의 신규 고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구글 역시 지난 여름 이후 저성과 사업부를 정리하고 고용 규모를 축소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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