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합스부르크 왕가는 루돌프 1세가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등극한 1273년부터 왕정이 몰락한 카를 1세의 1918년까지 약 600년간 유럽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유럽의 광활한 영토를 다스리기도 했던 합스부르크 왕가는 걸출한 화가들의 후원자이자 놀라운 안목을 가진 수집가이기도 했다.
예술에 대한 열정과 남다른 철학을 바탕으로 수집한 예술품은 빈 미술사박물관으로 집대성돼 인류의 자산이 됐다. 이런 소장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 빈 미술사박물관과 함께 기획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특별전을 25일부터 개최한다.
전시는 5부로 구성됐다. 도입부에서는 1508년 신성로마제국 황제에 오른 막시밀리안 1세를 중심으로 합스부르크 왕가가 유럽의 강대국 반열에 오른 과정을 소개한다.
1부 '황제의 취향을 담다, 프라하의 예술의 방'에서는 프라하에 수도를 두고 활발한 수집 활동을 벌인 16세기 루돌프 2세 황제 시대를 다룬다. 그가 '예술의 방'에 전시한 진기한 예술품들은 현재 빈 미술사박물관 공예관의 기초가 됐다. 이번 전시에는 '십자가 모양 해시계', '누금 장식 바구니' 등이 공개된다.
2부에서는 오스트리아 서쪽인 티롤을 다스린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을 소개한다. 그는 암브라스성에 전용 건물을 지었고 진열장 설계와 전시품 배치도 직접 했다. 전시에서는 16세기 유럽에 전해진 야자열매로 제작한 공예품 2점을 볼 수 있다.
3부에서는 빈 미술사박물관 회화관의 명성을 높인 명화를 만날 수 있다. 카를 5세부터 약 200년간 이어진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수집한 예술품과 스페인령 네덜란드 총독으로 브뤼셀에 부임했던 레오폴트 빌헬름 대공이 수집했던 이탈리아와 플랑드르 지역의 회화들이다.
그중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흰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와 피터르 파울 루벤스의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안토니 반 다이크가 그린 초상화 '야코모 데 카시오핀' 등을 전시한다.
4부에서는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 시대를 살핀다. 그와 아들 요제프 2세는 왕가의 수집품을 벨베데레 궁전으로 옮기고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18세기 궁정 행사의 장대함을 표현한 회화 '마리아 크리스티나 대공의 약혼 축하연'과 마리아 테레지아의 딸이었던 마리 앙투아네트를 그린 그림 등이 나온다.
5부에서는 빈 미술사박물관을 건축한 19세기 프란츠 요제프 1세 시대를 조명한다. 프란츠 요제프 1세와 엘리자베트 황후 초상화를 선보여, 이들의 슬프고도 비극적인 19세기 말 황실 분위기를 전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조선의 갑옷과 투구도 나온다.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기념으로 고종이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한 것이다. 빈 미술사박물관은 1894년 이를 소장품으로 등록해 보관해 왔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유럽 역사 속 합스부르크 왕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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