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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사태로 ‘건설·증권 ETF’ 수익률 더 떨어졌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5 18:13

수정 2022.10.25 18:13

3개 건설상품 평균수익 -9%
증권은 12% 이상 손실 내
정부 50조 공급, 소폭 회복
레고랜드 사태로 ‘건설·증권 ETF’ 수익률 더 떨어졌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금융투자상품 시장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자금을 대준 증권사들도 손실이 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설·증권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더 꺾이는 모습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의 건설 ETF(총 3개 상품)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9.29%로 집계됐다. KRX건설 및 코스피200 건설을 기초지수로, 포스코케미칼과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을 편입한 상품들이다.

증권 ETF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TIGER 증권' 'KODEX 증권'은 같은 기간 각각 12.67%, 12.64% 손실을 냈다. 모두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을 담고 있다.

건설업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돌입하며 진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투자금 조달비용이 뛰고 인플레이션 탓에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개발 수익성이 현저히 저하됐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0월 건설업 자금조달지수는 40.2로 전월(52.7) 대비 12.5포인트 내렸다.

PF 대출로 자금을 대준 증권사들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가뜩이나 증권사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주식시장 부진과 채권 평가손실 확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레고랜드 사태가 기름을 들이부은 꼴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레고랜드 지급보증 파행으로 부동산 PF 유동화 시장이 급히 얼어붙었다"며 "미분양에 따른 대금 지급 불능 사태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만큼 부실 여파는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PF 부실화는 단기물, 후순위 성격 브릿지론(사업 인·허가 전 단계 대출)에서 표면화되고 있다"며 "관련 채무보증 및 자산 비중이 높은 증권사·캐피탈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50조원+α' 유동성 공급 대책으로 급한 불은 껐다. 관련주들이 반등하면서 24일 기준 ETF 손실률은 소폭 줄었다. 건설 ETF는 평균 2.6%포인트, 증권 ETF는 각 2%포인트 회복했다.


그런 추세적 상승으로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업계의 평가다. 단기금융 숨통을 트이게 해줄 뿐 시장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하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위축된 투자심리가 일부 완화될 수 있으나 시장에서 기대했던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나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국내 여건이나 통화정책 기조 등을 고려할 때 정책 효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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